"외환위기 재발 막아야" 대통령 등판에도.. 꿈쩍않는 강달러 [환율방어 팔걷은 정부]

김학재 2022. 8. 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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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거시금융상황 긴급 점검
"철저히 점검 대응.. 방심해선 안돼"
외환당국 개입에도 1340원대 지속
대외적 변수 많아 상승 제어 제한적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농산물수급종합상황실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 등 거시경제 위험요인이 부각되자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두번째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첫 회의에서 나온 전망치보다 현재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금융·외환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상승하자 정부와 외환당국의 환율안정에 대한 정책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리스크 대응 주문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금융당국의 시장안정 조치가 잇따르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강달러 추세 자체를 제어하는 데는 제한적이란 진단이다.

■尹대통령, 불안 진정에 주력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제2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에 대한 불안감 완화에 집중했다. 취임 이후 석달이 지난 현재 대내외 여건은 엄중해진 만큼 윤 대통령은 현장 목소리를 무게감 있게 듣는 소통으로 적시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발언 뒤 참모진에게 "시장에서 매일매일 현실과 부딪히는 분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위기에 비해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크게 개선되었다"면서도 "결코 방심해서는 안된다. 국민 여러분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울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고 전문가들에게 여러번 당부한 것은 언제든 연락해달라는 것이었다"며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율급등은 우리 경제의 자체 요인보다는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가 작용한 탓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역수지 적자 가운데에도 경상수지는 상당폭의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 만큼 불안심리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율 추세적 상승 막기 어려워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45.5원)보다 3.4원 내린 1342.1원에 마감했다. 전날 1345원대까지 급등하면서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한 환율은 이날도 1340원대를 지속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다시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 대응도 불가피한 상태다.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 외환당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외환당국은 올 들어 모두 4차례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안정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구두개입에도 추세적 상승을 막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 외환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최근의 환율상승 원인이 미국 등 대외적 변수여서 당국의 개입에 한계가 있다.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도, 매입으로 직접 개입하지만 외환보유액 급감이 문제다. 7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386억1000만달러로 전달보다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한달 새 94억3000만달러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준만큼 크게 높인다면 한미 금리 차를 유지·확장시켜 환율상승 압력을 낮출 수도 있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유발이라는 비용을 낳는다. 가계 이자부담 확대에 따른 경제적·정치적 리스크도 우려된다. 금리를 크게 높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5일 한은은 0.25%p 금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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