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정교하지만 덤덤하고 세밀하지만 단순하다..이재선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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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만 하염없이 내려다보는 여인.
저 멀리 시선을 던지고 싶은 마음을 애써 발끝에 모았을 거다.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4길 오페라갤러리서 천지윤·오홍배와 여는 3인 기획전 '존재와 환유: 삶이라는 노마드'에서 볼 수 있다.
해외 갤러리가 "한국작가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진행한 '아티스트 오픈콜' 공모로 선정한 세 작가의 작품들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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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초상 정신에 현대초상 감각 입혀
기다릴 때 드는 모든 복잡한 감정을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으로 씌워 표현
중국에서 수학한 공필화 기법 영향도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발끝만 하염없이 내려다보는 여인. 저 멀리 시선을 던지고 싶은 마음을 애써 발끝에 모았을 거다. 요란한 치장도 없고 부산한 표현도 없지만, 저 사정을 헤아리긴 어렵지 않다. 한 인물이 한순간 쏟아낼 수 있는 복잡한 감정을 다 입고 있으니.
작가 이재선(39·강원대 미대 교수)은 인물을 그린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는 인물이 처한 상황을 그린다. 맑지만 가볍지 않은 채색으로 정교하고 덤덤한, 세밀하고 단순한 묘사로 인물과 그이가 놓인 처지를 그려낸다.
비단에 올린 정갈한 선은 한국화인 듯 한국화 같지 않은 상을 빼내는데, 이는 중국에서 수학한 공필화 기법의 영향일 거다. 전통 초상화가 유지하는 정신의 차원을 가져와 현대 초상화가 시도하는 감각의 기법을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으로 씌워냈다고 할까.
‘기다림’(2018)은 작가의 작업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 중 한 점. “작품 속 인물은 내가 품은 여러 자아의 모습이자 나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라 했던 작가의 말이 새삼스럽다.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4길 오페라갤러리서 천지윤·오홍배와 여는 3인 기획전 ‘존재와 환유: 삶이라는 노마드’에서 볼 수 있다. 해외 갤러리가 “한국작가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진행한 ‘아티스트 오픈콜’ 공모로 선정한 세 작가의 작품들을 걸었다. 비단에 채색. 90×68㎝. 오페라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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