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대출금리 내렸다..은행권 '금리 경쟁' 본격화(종합)

신한은행, 예대금리차 비교공시 이틀만에 최대 0.5%p 인하국민은행, 주담대 혼합형 0.2%P↓, 케이뱅크 적금 0.8%p↓은행장들 "대출금리 더 오른다, 예대금리차 축소 적극 동참 "

신한은행 본점

국내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 차이를 견줘볼 수 있는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 시행 이후 주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내리고 예·적금 금리를 상향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과도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은행들이 본격적인 금리 경쟁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하했다. 직장인 신용대출 등 일부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p 낮췄고, 생활안정자금 용도의 주택담보대출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을 각각 0.2%p, 0.1%p씩 인하했다.

전세대출 역시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 서울보증보험 3종 상품의 고정금리, 변동금리를 0.2%p씩 내렸다. 신한은행은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금리상승기 차주 부담 완화를 위해 주담대 및 전세대출 취급 시 고정금리 활성화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 등 서민지원대출도 확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 달 초 신규 취급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5%p, 0.30%p씩 인하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연 5%를 넘는 고금리 주담대 차주의 금리를 1년간 연 5%로 일괄 감면하는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신한은행이 두 달도 안 돼 추가 대출금리 인하에 나선 건 금리 상승기 차주 지원 목적과 함께 예대금리차를 줄이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지난 22일 비교 공시된 19개 국내은행 예대금리차를 보면, 지난 달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62%p로 경쟁 은행인 KB국민은행(1.38%p), 우리은행(1.40%p), NH농협은행(1.40%p), 하나은행(1.04%p)을 웃돌았다.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는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 과도한 이자 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고려한 조치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인 금융 공약이다.

KB국민은행도 25일부터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p 인하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기 금융 소비자의 이자부담을 완화하고 고객에게 보다 유리한 혼합금리형(고정금리형) 상품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인하한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이날 '코드K 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자동 목돈 모으기 서비스 '챌린지박스' 등 수신상품 3종의 금리를 최대 0.8%p 인상한다고 밝혔다. '코드K 자유적금'(1년제 기준)은 연 2.90%에서 연 3.70%로,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금리는 연 3.20%에서 3.90%로 올랐다. '챌린지박스'는 최대 연 3.5%가 적용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고객에게 더 높은 예금금리를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45%p로 경쟁사인 토스뱅크(5.65%p)보다는 낮았으나 카카오뱅크(2.33%p)보다는 높았다. NH농협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에 최대 0.50%p의 우대금리를 신설하고 청년 전월세 상품에 우대금리를 확대한다.

예대금리차를 줄여 금융 소비자를 지원하는 은행들의 금리 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금융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한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어서다. 특히 비교 공시 이후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을 눅이기 위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 참석한 은행장들도 금융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연말쯤 끝나더라도 (은행) 대출금리는 내년 6월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차주 지원을 위한) 일련의 계획대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시장 상황이 어렵다"며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일부 은행장은 서민대출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책금융을 많이 취급할 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언급하고 비교 공시 제도의 보완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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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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