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고함과 분노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고함과 분노 =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현대 미국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윌리엄 포크너(1897∼1962)의 대표작이다. 몰락해 가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 콤슨 가문에서 벌어진 일들을 그린 장편소설로, 콤슨가(家)의 4남매 쿠엔틴, 캐디, 제이슨, 벤지와 캐디의 딸 쿠엔틴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30여 년에 걸친 사건들을 담아낸다.
총 4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 작품은 장마다 다른 화자가 등장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1장은 막내 벤지, 2장은 첫째 쿠엔틴, 3장은 셋째 제이슨의 일인칭 시점으로, 4장은 삼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전개된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과거의 기억들이 끼어들며 지난날 콤슨가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이 재구성된다.
소설은 전통적인 남부 숙녀들과는 달리 반항적이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닌 장녀 캐디의 이야기가 주축이 된다. 캐디의 일탈과 그녀에 대한 뒤틀린 애정으로 괴로워하는 쿠엔틴, 모든 것을 냉소하며 돈에 대한 집념으로 사는 제이슨,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난 벤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실존의 비극성을 파고든다.
열린책들. 520쪽. 1만6천800원.
▲ 아라의 소설 = 정세랑 지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원작 소설을 쓴 정세랑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엽편(葉片) 소설집이다. 등단 초기인 2011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매체에 발표한 짧은 소설 19편이 담겼다. 200자 원고지 20~30매의 엽편에서부터 70매인 단편까지 다양하다.
정세랑은 "가장 과감한 주인공에게 자주 붙이는 이름"이라는 '아라'는 소설집 속에서 반복해 등장한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면서도 작품 전반의 세계관을 지탱하는 캐릭터다. 아라의 고향, 아라의 경험, 아라의 친구, 아라의 세대 등으로 나타난다.
두 편으로 구성된 표제작 '아라의 소설'에서 '아라'는 세계의 부조리함과 부당함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치카', '마스크', '채집 기간'에서는 과학소설(SF) 작가로서의 새 세계를 향한 정세랑의 날카로움을 발견할 수 있고, '즐거운 수컷의 즐거운 미술관'에서는 정세랑 특유의 여유와 유머를 접할 수 있다.
안온북스. 216쪽. 1만5천원.
▲ 떠도는 별의 유령들 = 리버스 솔로몬 지음. 이나경 옮김.
미국 소설가 리버스 솔로몬의 데뷔작인 장편 SF다. 소설의 무대는 짙은 피부색의 하층 거주자들로부터 착취한 노동력과 자원으로 상층 거주자들이 안락한 생활을 하는 우주선 마틸다호다. 소설은 새로운 정착지로 이주하기 위해 항해하는 마틸다호 내부의 계급 및 인종 차별, 이에 대한 저항을 그린다.
마틸다호는 325년째 우주를 헤맨다. 선내에는 상층 거주자들이 종교적인 영향력과 무력을 지닌 군주의 비호 아래 하층 주민들을 착취하는 수직적인 구조가 형성된다. 25년 만에 닥친 정전 때문에 군주의 명으로 에너지 배급제가 실시되자 하층 거주자들에게 추위라는 더 큰 시련이 닥친다.
하층 주민인 주인공 애스터 그레이는 군주가 위중한 상태라는 말을 듣는다. 군주의 병이 25년 전 자신을 낳자마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어머니의 흔적을 쫓는다.
황금가지. 504쪽. 1만6천800원.
▲ 꿈의 살인자 = 남세오 지음.
주목받는 장르 소설가 남세오가 '자각몽'을 소재로 쓴 추리소설이다.
세진은 자각몽 속 숫자와 관련 있는 대학 동기 서희를 찾아간다. 서희는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피를 흘리며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세진은 경찰에 신고하지만 조 형사에게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을 산다. 세진은 거짓 알리바이를 지어내고, 조 형사는 여전히 세진을 의심한다. 서희가 깨어나면서 세진의 알리바이는 인정된다.
남세오는 자각몽이 뇌에 저장된 수많은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진다는 아이디어로 꿈을 둘러싼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설에서는 자각몽 속 체험이 기억과 매개하며 결정적인 단서 역할을 한다. 소설은 자각몽에 의해 내면세계에만 갇혀 있던 인물이 어떻게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외부세계와 관계를 맺는지 보여준다.
고블. 168쪽. 1만1천200원.
raphae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검찰 "구영배 '뽑아갈 것 뽑자' 지시…미정산 위기 2년전 예견" | 연합뉴스
- 소주 4병 마셨다는 '묻지마 살해' 박대성…경찰 "2병만 마셔" | 연합뉴스
- 티아라 지연과 야구선수 황재균 파경…"다툼 극복 못 해" | 연합뉴스
- 與, 문다혜 음주운전에 "아버지는 음주운전이 살인이라 했는데"(종합) | 연합뉴스
- 한강서 전복 위험 보트·뗏목 타고 있던 4명 구조(종합) | 연합뉴스
- 300여㎞ 택시 타고는 '먹튀'…요금 달라는 기사에 주먹질한 50대 | 연합뉴스
- 트럼프 옆에 선 머스크…'화성 점령' 티셔츠에 MAGA 모자도 | 연합뉴스
- "누나 집에서 좀 재워줘" 여경 성희롱한 해경…"파면 적법" | 연합뉴스
- 만취 행인 스마트폰 지문인식해 2천550만원 빼낸 30대 징역5년 | 연합뉴스
- 방글라서 8개월간 벼락에 300명 사망…"절반 이상 농민"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