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돌팔매 맞을라..예대금리차 공개에 은행 '눈치 싸움'

남지현 2022. 8. 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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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의 예·적금과 대출 금리 차이(예대금리차)가 비교 공시된 지 이틀 만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적금 상품 금리는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급등으로 대출 금리가 올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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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비교공시 이틀 만에
신한은행 대출금리 0.5%p 인하
지난 22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예금 금리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의 예·적금과 대출 금리 차이(예대금리차)가 비교 공시된 지 이틀 만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적금 상품 금리는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급등으로 대출 금리가 올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와중에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24일 신한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대부분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0.3∼0.5%포인트 내렸다. 가령 우량업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변동금리(금융채 6개월 지표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엘리트론’의 경우 신용 1등급 기준으로 0.5%포인트 인하된 4.70∼5.20% 금리가 적용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 상품은 0.2%포인트, 변동금리(코픽스 지표금리) 상품은 0.1%포인트 낮췄다.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금융채 2년 지표금리) 상품과 변동금리(코픽스·금융채 1년 지표금리) 상품 모두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7월 초에도 금리 인상에 따른 고객들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낮췄는데, 이번 금리 인하도 마찬가지”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차주 부담 완화와 서민 지원을 위한 대출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지난 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누리집에 공개된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를 보면, 7월 기준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62%포인트로 5대 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여수신 금리는 은행이 전략을 가지고 여러가지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이 거의 마녀사냥 당하는 모습을 보면 다음달엔 우리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공시 이후에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도 여신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26일부터 저소득·저신용 차주를 위한 서민 맞춤 대출 상품인 엔에이치새희망홀씨대출은 0.5%포인트, 엔에이치청년전월세대출은 0.3%포인트 금리를 낮춘다. 농업인에 대한 우대 금리도 최대 0.3%포인트 늘릴 예정이다.

케이비(KB)국민은행도 25일부터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낮춘다고 이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고객에게 유리한 혼합금리형 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최대 연 0.8%포인트 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번에 금리가 인상된 상품은 ‘코드K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챌린지 박스’ 등으로, ‘코드K자유적금’의 경우 가입 기간 1년 기준으로 기존 연 2.90%에서 0.8%포인트 오른 연 3.70% 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한겨레>에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들 간 경쟁을 불러일으켜 예대금리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은행 간 담합으로 이어질지는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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