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한복화보에 日디자이너 작품도..한혜진은 잘못없다" 주장
靑 이전 둘러싼 文·尹 정책 비교에는
“상당히 적절치 않다”며 선 긋기나서
백지화된 文의 ‘광화문 이전 시도’에
“대통령 집무실 이원화에 방점” 설명
尹은 용산 이전 후 청와대 개방했지만
“개방 아니라 폐쇄 후 그냥 방치”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함께 정치권을 떠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 관해 “그걸 같이 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적절하지 않다”고 24일 밝혔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 및 청와대 개방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 이전 검토하지 않았느냐, 그렇게 되묻는다’는 질문에 “우리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이전은 대통령의 집무실을 이원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그조차도 공론화 과정과 여러 가지 국민의 의견, 그 다음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검토한 후에 백지화했다”며 “이게(이원화가) 적합하지 않다는 최종적인 판단을 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청와대를 폐쇄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라며 “지금 발생하고 있는 이런 문제들이 다 예견됐던 문제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이 폭우로 인한 사저 주변 침수로 고립됐던 일 등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대통령 사저에 헬기 이착륙 자체가 안 된다는 문제까지 다 연결이 돼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이전 혹은 이원화 시도가 중단된 것에 대해 의전·경호·보안 상의 이유도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의전이나 경호나 보안 이런 문제가 그때도 다 검토됐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렇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청와대 이원화를) 다 반대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 이원화가 무산된 것에 대해 문 전 대통령도 당황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입장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도 있었다”며 “왜냐하면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으니까”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어 “하지만 그 부담보다 실제로 벌어질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라든지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이 더 심각하기 때문에 국민들께 사과하고 백지화”했다며 “그리고 다시 청와대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좀 더 개방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개방’ 표현에 대해서도 오히려 ‘폐쇄·방치’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청와대 폐쇄라고 표현해야 되나, 개방이라고 표현해야 되나’라는 질문에 “‘개방’이라는 표현은 저는 상당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그리고 심지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에도 지속적으로 확대 개방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것을 윤석열 정부에서 청와대를 폐쇄하면서 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모른 채 그냥 방치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동네에 근린공원 하나를 만들더라도 그 근린공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이 있고 그 다음에 공원을 조성한다”며 “이번 정권은 자기들 스스로 문화재청이 관리할 정도의 준문화재급인 그 시설을 일단은 개방을 해 놓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고민의 심도도 깊지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를 앞으로 미술관으로 활용한다는 언론 보도에 관한 질문에도 탁 전 비서관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술관이라면 현대 미술관이냐 아니면 근대 미술관이냐 아니면 어떤 콘셉트의 미술관이냐가 먼저 나와야 한다”며 “그냥 작품만 갖다 놓는다고 그게 미술관이 되나”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미술관으로 활용하겠다는 이유는 딱 하나”라며 “그 공간을 유지한 채 빨리 무엇인가 사람들을 유입할 수 있는 방법, 그것으로 고민을 하다 보니 미술관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왜 미술관이 거기 들어가야 되는지 그리고 어떤 미술관이 지금 우리 나라에 필요한 건지, 어떤 미술관이 그 공간과 가장 어울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지 않냐”며 “그냥 미술관, 이런 식으로 하니까 자꾸 청와대가 갖고 있는 상징성과 역사성이 사라진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보그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촬영한 화보에 대해서도 탁 전 비서관은 일본 디자이너의 작품이 포함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복을 알리기 위해 찍었다’고 설명하던데, 다른 여러 복장도 있고 심지어 일본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이너인 류노스케 오카자키의 작품도 있다”며 “(화보를 찍은 모델) 한혜진 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 미숙함으로 예술인이나 (예술) 집단의 평판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화보 촬영에 대해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설명자료에서 “74년 만에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에서 한복 패션 화보를 촬영하면서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탁 전 비서관은 이런 설명에 관해서도 “아주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탁 전 비서관은 지난 2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개방을 “절차·과정·기대효과에서 모두 실패한 결정”이라고 강력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해당 글에서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 폐쇄로 인해 연쇄적이고 지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견했는데, 이미 의전·경호·보안·소통·업무 연속성·위기대응 등 모든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자업자득인데, 참으로 속상한 것은 그 자업자득이 대한민국의 국격과 많은 국민의 부끄러움으로 전이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사쿠라(벚꽃)를 심고, 벚꽃가지를 흔들며 야간 개장행사를 했듯이 아마도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청와대와 용산 사이에서 애먼 짓들을 하게 될 것”이라며 “역사의식과 인문적 소양이 없는 정치권력이 얼마나 국가의 품격을 떨어트릴지 슬프지만 우리는 지속해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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