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전기차 보조금 제외' 대응 긴급 방미..바이든은 뭘 노리나

박순봉 기자 2022. 8. 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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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27일 오전 장녀 진희씨 결혼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정동교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딸과 사위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긴급 미국 출장에 나선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중국산 소재가 들어간 배터리를 쓰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등이 약 10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대응책을 찾기 위해 방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3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세부 일정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방미 목적에 대해서도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앞서 국내외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도 미국을 찾았다.

정 회장이 미국을 찾은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IRA 대응이 꼽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IRA로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받으려면 두 가지 걸림돌이 생겼다.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야 하고, 원자재가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생산 혹은 제작된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일러도 2024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인 현대차그룹으로선 2~3년 간 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신차 기준 보조금이 약 1000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329만9000대를 판매해 513만8000대의 도요타, 400만6000대의 폭스바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는 물론 전기차로 전환에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상황에 IRA라는 큰 장벽에 가로막힌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IRA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은 미국 내 생산을 빨리 늘리는 게 급선무다. 현대차그룹은 미 당국에 IRA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동시에 미국 내 생산공장 착공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당초 내년 상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착공 시점을 올해 10월로 당겨 2024년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산 배터리 소재도 줄여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IRA를 밀어붙인 배경에는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공급망을 흔드는 동시에 전기차를 앞세워 급성장 중인 현대차·기아까지 ‘두 마리 토끼’를 겨냥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현대차·기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맹추격’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FT는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4% 점유율로 1위인 테슬라(27%)를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전기차 아이오닉6에 대해서는 “테슬라의 모델Y나 모델3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경쟁력이 있고, OTA를 통한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FT는 현대차·기아의 선전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추월한 삼성전자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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