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반값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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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한국인들의 '최애' 배달음식이다.
그래서 치킨 없으면 못 산다는 얘기까지 있다.
이러니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교촌에프앤비가 2020년 11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을 때 당시 최고였던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의 개인투자자 공모 청약률을 뛰어넘은 건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배달비를 포함한 치킨값이 무려 3만원에 육박하면서 마트 치킨은 고물가 시대에 역행하는 핫 트렌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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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인 림스치킨이 지금처럼 토막 내 튀긴 프라이드 치킨을 선보였다. ‘시장 통닭’의 진화로 한국식 치킨의 시작이다. 1981년에는 페리카나의 양념치킨도 나왔다. 프라이드 치킨의 원조 격인 미국산 KFC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84년이다. 이후 간장치킨, 불닭, 파닭, 마늘치킨, 숯불바비큐, 오븐치킨 등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치맥(치킨+맥주) 열풍까지 더해져 세계에서 ‘코리안 치킨’으로 불리며 고유의 요리법과 맛을 인정받고 있다.
요즘 ‘대형마트표’ 반값치킨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오픈런’을 해야 살 수 있는 ‘희귀템’이 되고 있다고 한다. 12년 전 골목상권을 해친다는 오명을 쓰고 쫓겨난 ‘통큰치킨’ 경우와 상반된다. 배달비를 포함한 치킨값이 무려 3만원에 육박하면서 마트 치킨은 고물가 시대에 역행하는 핫 트렌드가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사 앱을 중심으로 자체 할인 행사를 강화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워낙 가격 경쟁력이 없다 보니 영 신통치 않다고 한다.
외신에서도 한국에서 ‘치킨플레이션’이 발생하자 대형마트가 치킨 가격을 3분의 2까지 낮춰 ‘치킨 전쟁’이 빚어지고 있다고 조명할 정도로 국제적 이슈가 됐다. 늘상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을 올리던 기존 시장주의 논리를 뒤집어 놨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쏘아 올린 초저가 치킨 경쟁은 피자에 이어 초밥 등 즉석조리식품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불경기에 고객들의 호응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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