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김순호 지역만 전체명단 파악"..인노회 수사기록 확인
1989년 4월 28일 연행된 인노회원 수사기록 확보
당시 치안본부가 파악한 인노회 '조직도'
[앵커]
김순호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은 동료를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과 함께 자신이 몸담고 있던 노동단체 회원 명단을 치안본부에 넘겼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요.
YTN 취재진이 관련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실제 수사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김순호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은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 동료들을 밀고하고 특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습니다.
[김순호 / 행정안전부 경찰국장 (지난 18일 국회 업무보고) : 그와 같은 일(밀고)을 했다면 특채가 됐겠습니까? 사건이 끝나고 난 다음에? 그것도 의심을 받을 게 뻔한 일인데.]
하지만 YTN 취재진이 확보한 수사서류를 보면 김 국장에 대한 의혹이 더 짙어집니다.
지난 1989년 4월 28일 연행된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원의 치안본부 수사기록에서 발견된 조직도입니다.
당시 치안본부가 파악한 인노회 일부 회원의 본명 또는 가명이 적혀 있습니다.
사무국이나 부평지역 등은 앞서 연행된 사람이 소속된 일부 분회만 명단이 작성돼 있는데, 유독 제3지구, 부천지역만 9개 분회 전체 명단이 모두 적혀 있습니다.
부천지역에 대해선 첫 연행자를 조사하기도 전에 경찰이 이미 전체 조직 명단을 확보한 겁니다.
당시 부천지구를 책임지고 있던 위원장이 바로 가명 '김봉진', 김순호 국장입니다.
그동안 인노회원들은 치안본부가 가지고 있던 조직도가 김 국장 '밀고 특채'의 유력한 증거라고 주장해왔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수사자료가 확인된 겁니다.
[박 모 씨 / 지난 1989년 4월 29일 연행 부천 회원 : (대공분실에서 제시한 조직도는) 도표로 돼 있지 않고 일련번호를 쭉 내려서 적어놨더라고요. 근데 거기에 이름과 가명까지 상세하게 좀 적혀 있었고.]
김순호 국장은 앞서 YTN과의 인터뷰에서 인노회 수사가 마무리된 1989년 7월 경찰 자백했고 당시 수사에 영향을 끼칠만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치안본부는 이보다 앞선 4월에 이미 인노회 부천지구 조직도를 확보한 거로 드러나면서 김 국장이 본인이 말한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경찰에 자백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 김 국장 스스로 인노회를 이탈해 잠적했다고 밝힌 시기도 4월입니다.
김 국장에게 경찰 특채를 직접 제안한 거로 알려진 홍승상 전 경감도 언론 인터뷰에서 김 국장이 '1989년 초'에 자백했고, 인노회 수사에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화운동 단체들은 녹화사업 피해자 조사를 통해 김 국장의 밀정 의혹도 확인해달라며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범 /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원회 간사 : 더욱이 김순호는 자신이 피해자라며 왜 자신만 문제 삼느냐며 정작 자신의 존안 파일을 스스로 공개하면 모든 문제는 말끔히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국장을 둘러싼 '밀고 특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국장 교체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여러 얘기를 들어보고 있다고 밝혀 거취를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日 중학생, 길 가던 모녀에 흉기 휘둘러..."사형 받고 싶었다"
- 법무부, 한동훈 美 출장비 내역 공개 거부..."국익 해칠 우려"
- [이슈인사이드] "8분 방치"...물놀이 사고로 떠난 초등생
-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는 어린이 만화...법원 "제재 정당"
- '성폭행 사망 사건 잊지 말자'...관련 문구 인하대에 남긴 남성 입건
- 가족 살해 후 장모에게 신년 여행 다녀오겠다 연락한 A 교수, 알고보니 일본에 두집살림
- "어디로 갔을까?" 제주서 잠적한 베트남 관광객 38명 [앵커리포트]
- 우크라군 '엑소더스' 속출...파도처럼 밀려드는 러시아에 '속수무책' [지금이뉴스]
- 시리아 대통령 궁도 점령...민간인 사망자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