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에 치킨값까지 '플랫폼의 역습' [뉴스+]
배달비 상승 3만원 치킨 시대에 한 몫
택시플랫폼 활성화 속 실 이용비 올라
과도한 초기 투자.. 부작용으로 돌아와
정보기술(IT)의 빠른 발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특수성이 더해지며, 대한민국 플랫폼 기업들은 최근 괄목상대할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영업자들의 무한 출혈과 치킨게임이 되어버린 국내 플랫폼 업계, 노동자들의 고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이제 카카오택시가 없으면 택시를 탈 수 없고, 치킨을 팔기 위해서는 배달 앱의 수수료를 버터야 한다. 과연 플랫폼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을까.
◆“배민이 수수료를 올리면 음식값이 올라간다”
“배민 수수료가 오르면, 음식값을 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23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배달 한식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은 고정돼 있는데 배민 수수료가 오를 경우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논쟁에서 진짜 핵심은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3만원 치킨 시대’를 주장하는 프래차이즈 본사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본사와는 별도로 자영업자들은 그만한 가격인상이 필요한 이유를 배달비를 포함한 수수료라고 설명한다.
배달비는 고객이 내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비는 전체 배달 운임의 절반 정도다. 라이더 비용은 약 5000원 안팎으로 절반은 자영업자가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2만원짜리 치킨을 팔면 가맹점주가 10%인 2000원, 본사가 4000원 정도를 가져간다. 가맹점보다 본사가 더 많은 이득을 보는 구조다.
지난 3월 한국 배달 앱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등 음식 배달 플랫폼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배달 앱 회사에 내는 중개 수수료가 1000원, 배달 기사가 받아가는 배달비가 5000원이었는데 중개 수수료를 매출 대비 6.8~27%로 개편하고 배달비는 최대 6000원으로 인상했다.
배달 플랫폼뿐만이 아니다. 택시와 승객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겠다던 카카오택시 등 택시 호출 플랫폼의 경우에도 각종 수수료를 부과하고 더 비싼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요금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택시 호출 앱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카카오택시가 시장 지배력을 무기로 택시 요금을 올라가게 하고 있지만, 정부는 손을 놓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밤 시간, 택시가 잘 잡히는 것도 아니다.
◆시장 장악 위해 무한경쟁에 들어가는 플랫폼들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머트발 3사가 투자금 유치에 목을 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기준 머스트잇은 199억원, 트렌비는 218억원, 발란은 52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어느 곳도 영업이익을 낸 곳은 없다. 각각 100억원과 330억원, 1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들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과도한 마케팅 과열경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트렌비는 광고선전비로 299억원을, 발란과 머스트잇은 각각 191억원, 134억원을 사용했다. 3사는 배우 주지훈(머스트잇)과 김희애, 김우빈(트렌비), 김혜수(발란) 등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고, 그 결과 모두 손실을 보게 됐다.
하지만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쿠팡은 이후 새벽 배송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각종 사건으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20년 3월 안산1캠프에서 발생한 쿠팡맨 사망사건을 비롯해 인천 4물류센터 근로자 사망사건과 대구칠록물류센터 노동자 사망사건 등 과로사 논란을 둘러싼 노동자 사망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플랫폼 스스로의 자정 작용이 어렵다면, 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경쟁기업의 출혈경쟁과 자영업자 및 노동자들의 고통을 밟고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구조 다변화와 착한 기업으로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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