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군부 비유' 이준석 탄원서 후폭풍.. 與 "안전핀 뽑힌 수류탄"
홍준표 "구질구질, 자신 살려고 동료 매도"..대통령실은 무대응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가 23일 공개되면서 여권 안팎에 후폭풍이 거세다. 이 전 대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당을 격랑으로 몰고 간 데 이어 탄원서를 통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하며 직격하자 국민의힘에서는 “독재자”,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YTN에 출연해 “탄원서는 개인 의견”이라며 “저런 사실 자체가 객관성이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의견을 낸 것을 고정화해 마치 진실인 것처럼 하는 건 한쪽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탄원서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기현 의원의 실명도 거론하며 이들 뒤에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탄원서에 “매사에 오히려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의 인물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무스는 구질구질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살려고 동료 집단을 매도하는 비열한 짓을 하지 않았다. 더 이상 나가면 코미디가 된다.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가 전날 MBN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주인공 막시무스에 빗댄 것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홍 시장은 또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장제원 의원과 이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저녁에도 글을 올려 “‘폭로자’로 한번 몰아보려고 아침부터 셀프 유출에 셀프 격노하더니 이제는 타조같이 머리를 박고 있는 모습이 그들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작정하고 ‘폭로’할 거면 저는 기자회견을 한다”며 “책 장사한다고 오해받을까 봐 책에다 쓰지도 않고 ‘폭로’할 내용을 판사에게 쓰는 편지에 넣어놓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 전 대표의 탄원서에 무대응 입장을 유지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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