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앞뜰에 축사?.."국가사적 심사 끝날 때까지 보류해야"
[KBS 전주] [앵커]
삼국시대 유물이 다량으로 나와 학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남원 아막성 근처에 대규모 축사 건축이 추진돼 논란입니다.
국가사적 승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축사 허가에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제와 신라가 국운을 걸고 쟁탈전을 벌인 곳으로 삼국사기에 묘사된 남원 아막성.
1977년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아막성은 최근 3차에 걸친 발굴 조사로 학술·역사적 가치를 재조명받았습니다.
전북에서 가장 큰 집수지가 나왔고, 삼국시대 토기와 목제 유물들이 다량으로 출토된 겁니다.
남원시와 전라북도는 곧장 국가사적 승격 준비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저 봉우리 너머가 바로 아막성이고 여기는 직선 거리로 370미터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그런데 이 근처 뭉쳐있는 4곳, 약 8천 제곱미터 땅에 축사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축사를 짓는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전라북도 기념물인 지금의 문화재 지위로는 아막성 반경 3백 미터만 환경보존지역으로 묶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가사적 승격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남원시가 성급하게 축사 건축 허가를 내줘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아막성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되면 환경보존지역 범위는 5백 미터로 늘어납니다.
[이영석/남원시 아영면 : "(아막성이) 앞으로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축사부터 들어선다는 건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거죠."]
남원시는 그러나 국가사적 지정 가능성만 보고 개인의 정당한 재산권을 제한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남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문화유산 관련 법 통해서 (축사 건축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법적으로는…. 문화재청에 전화해봤어요. 아직 지정되지 않은 것을 소급 적용하는 법은 없다."]
주민들은 국가사적 지정 심사가 끝날 때까진 축사 건축을 몸으로 막겠다는 계획이어서 갈등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전현정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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