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부유쓰레기 책임 떠밀기..금강 하구 환경오염 반복

정재훈 2022. 8. 2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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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이달 중순, 충남에 집중된 기록적인 집중호우 당시 피해를 본 곳이 또 있었습니다.

불어난 강물과 함께 5백 톤이 넘는 쓰레기가 금강 하구로 쓸려 들어 강과 바다를 오염시켰는데요.

이 쓰레기를 누가 치워야 할지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현장K,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금강하굿둑에서 쓰레기가 수 Km에 달하는 긴 띠를 형성하며 바다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바다에 모인 쓰레기들은 부표나 수초에 뒤엉켜 섬처럼 커졌습니다.

이렇게 바다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 위에는 폐플라스틱부터 스티로폼까지 각종 생활 쓰레기가 뒤범벅돼 있습니다.

집중호우 당시 금강에 유입된 이 쓰레기들은 하굿둑 갑문을 넘어 장항 앞바다까지 유입됐습니다.

지자체가 추산한 부유 쓰레기양만 5백 톤에 달합니다.

어민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쓰레기 섬이 어망이나 어선을 덮쳐 조업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합니다.

[임강혁/어민 : "어마어마했어요. 그렇게 내려온 것은 처음 일이에요. (얼마나 됐어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적에 조그만 섬들이 떠밀려 내려오는 정도인 줄 알았어요."]

어민들이 치우고 또 치워도 쓰레기 섬들은 끝없이 방파제와 항구로 밀려듭니다.

집중호우 당시 금강하굿둑 수위를 낮추기 위해 갑문을 개방하자 폭우에 휩쓸려 온 쓰레기들이 함께 갑문을 빠져나오면서 인근 바다가 엉망이 된 겁니다.

문제는 이 쓰레기 섬을 누가 치울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관련된 7개 기관의 책임 공방도 그때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금강 본류는 금강유역환경청, 금강하굿둑은 한국농어촌공사, 앞바다는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이 관할하는데 또, 금강을 기준으로 북쪽은 충청남도와 서천군, 남쪽은 전라북도와 군산시로 책임 기관이 제각각입니다.

쓰레기가 어디에 떠 있느냐에 따라 책임 기관이 달라지다 보니 쓰레기 이동 경로만 바라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소열/한국농어촌공사 금강 사업단장 : "하굿둑 주변에 쌓이면 저희들이 자체적으로 정리하는 단순한 예산을 가지고 있고, 특별히 상류부에서 내려오는 쓰레기에 대한 수거 대책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없습니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가 '수면 관리자'를 지정해 쓰레기 수거와 처리를 맡길 수 있지만 세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7개 기관의 협력에만 기대고 있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앞으로 관련된 기관이 모여서 어떤 식으로 처리하면 좋을지 협력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 : "자치단체와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수면관리자 지정부터 안 돼 있다 보니까 구심점이 없는 것 같아요."]

수년째 이어진 쓰레기 책임 공방, 환경오염 피해는 어민들이 떠안았습니다.

[전두현/서천군어민회장 : "해마다 반복된 일인데 항만청은 항만청대로 지자체에다 일임하고 또 지자체는 항만청에 일임하고 이렇게 가고 있습니다. 어민들만 힘들어요."]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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