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보다 큰 풍력 발전 200기?..추자도 해상풍력 '논란'

신익환 2022. 8. 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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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추자도에 한림해상풍력의 30배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이 추진되면서 주민 간 찬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이 사업의 발전 용량을 보면 추자도 주변 바다에 서울 63빌딩보다 높은 크기의 발전기가 200기 정도가 세워져야 합니다.

이처럼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인허가 주체도 불분명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추자도에서 배를 타고 15분 정도를 갔더니, 추자도 부속 섬 중 하나로 하얀 등대가 서 있는 '모여'가 보입니다.

'모여' 근처 해상에 둥둥 떠다니는 노란색 물체, 추자도 해상풍력 사업자가 설치한 풍황 계측기입니다.

풍황 계측기를 통해 바람의 양과 질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지금 추자도에서 5km 정도 떨어진 해상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업자 측은 제주시의 점사용 허가를 받아 풍황 계측기를 설치한 상태입니다.

이 같은 풍황 계측기는 추자도 동쪽에 5기, 서쪽에 2기, 북쪽에 2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관련 규정상 해상풍력 발전기는 풍황 계측기 반경 5km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의 전체 발전 용량은 3GW로, 사업자 측은 15MW 또는 20MW의 발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해외에서 개발 중인 15MW 발전기의 경우, 수면으로부터 높이가 286m로 서울 63빌딩보다도 큽니다.

15MW 발전기를 설치하더라도 약 200기가 들어서야 하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시험 운영 중인 풍력 발전기 중 가장 큰 용량은 높이 260m의 8.2MW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365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업 부지가 해상이어서 시·도간 경계 자체가 설정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사업자 측은 추자도 해상풍력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제주도가 아닌 전라남도와 연결하기로 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인허가 신청을 할 계획입니다.

일단 제주도는 인허가 주체를 어떻게 할지, 산업자원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윤성/제주도 저탄소정책과장 : "절차를 어떤 식으로 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사례가 없다 보니 저희가 검토하고 산업부하고 협의해야 할 영역이 있습니다.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잘 지키고 챙겨 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것은 명확합니다."]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추자도 북쪽에도 풍황 계측기가 설치된 만큼, 사실상 추자도 3면이 해상풍력 발전기로 둘러싸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우철/추자도 주민 : "해상풍력 단지가 좁은 추자도 해역에서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저희 주민들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기 때문에."]

사업자 측은 추자도 북쪽은 사업성이 떨어져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하지 않을 예정이고, 발전기 용량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계획상 설비 용량이 3GW인 것은 맞지만 향후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변연주

신익환 기자 (si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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