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시설 아동.."정신적 지지 필요해"
[KBS 광주] [앵커]
보육원에서 자라 자립을 앞두고 있던 청년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지난해 정부가 보호 아동들을 위한 지원책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는데, 이런 소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의를 들었던 건물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새내기 대학생 A군.
친구들은 A군이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학업에 열심이었다고 말합니다.
[A 군 친구/음성변조 : "항상 밝고, 항상 저희를 웃겨주는, 맨날 먼저 연락 오고, 먼저 다가오고. 그냥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는데, 그건 저희도 아예 몰랐어요. 그걸 말이라도 해줬으면."]
A 군은 만 18세로 이전 같았으면 올해 보호 종료돼 시설 퇴소를 앞두고 있었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보호 연장을 신청했습니다.
보호 연장 경험이 있는 장건 씨는 '보호 연장'만으로 불안이 해소되는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보호 연장은 홀로서야 한다는 압박과 부담의 연장이기도 했습니다.
[장 건/'보호 연장' 경험 청년 : "심적으로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언제 제가 나가야 할지 몰라요. 그런 압박 속에 견디다 보니까. 누구한테 말을 해도 다 그런 거다 선배들도 이렇게 나갔다라는 말도 많이 했었고."]
경제와 주거 등 현실적인 자립 대책과 함께 심리적 지원책이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을 지원하는 인력도 47명으로 늘었지만, 1명당 10명을 담당해야 해서 온전한 보살핌을 기대하기란 역부족입니다.
[최지현/광주시의원/환경복지위원회 : "(자립 준비) 청년들이 사회 안에서 온전히 자립하기 위한 조력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크다…."]
지난해 기준 광주·전남의 보호 아동은 천 4백여 명.
이 가운데 한해 2백 명 가량이 불안을 떠안고 세상에 나와 홀로서기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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