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끝나지 않은 '배우자 리스크'

여야 정치 지도자들이 ‘배우자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허위경력 의혹 진상을 규명할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 원내수석부대표인 진성준 의원은 23일 “검찰 스스로 권력남용적 행태를 시정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시간 끌기 수사를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별검사 임명을 통해 윤 대통령 가족에 대한 의혹을 엄정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

국민의힘 “특검은 정치공세”라고 일축.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검찰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검은 수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때 하는 것”이라고 지적. 김기현 의원도 “입법권을 흉기로 사용하여 대통령선거 패배 복수를 배우자에게 하는 건가”라고 비난.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였던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 씨를 직권남용과 국고 손실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올해 2월에는 김 씨가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한 의혹과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의혹이 있다며 추가 고발.

김 씨는 이날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앞서 김 씨 측은 이 의원실 페이스북을 통해 “김 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후보나 부인이 기소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방어막을 쳤습니다.

올해 대통령선거가 ‘비호감’의 덫에 빠진 원인 중 하나가 배우자 논란이었는데요. 지지율 20~30%대인 윤 대통령이나 당권에 도전하는 이재명 의원 모두 ‘국민의 뜻’을 더 잘 받들려면 배우자 리스크부터 해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검·특별감찰관·검·경 가릴 것 없이 권력 눈치 보지 않고 진실을 규명하는 게 첫 걸음인 듯 합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