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신고 없이 타지 전전"..죽음으로 끝난 비극

김민준 기자 2022. 8. 2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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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어제(22일) 전해드렸는데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세 가족은 그동안 20년 넘게 전입신고도 하지 못한 채 사는 곳을 옮겨다녀야 했습니다.

특별한 수입이 없었던 세 모녀는 20년 넘게 전입신고는 새로 못 한 채 주거지를 옮겨 다녔습니다.

16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했고 집세와 생활비 부담은 커져만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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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다세대주택에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어제(22일) 전해드렸는데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세 가족은 그동안 20년 넘게 전입신고도 하지 못한 채 사는 곳을 옮겨다녀야 했습니다.

먼저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세 모녀와 아버지, 큰아들.

이렇게 단란하게 살던 다섯 식구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지난 2000년쯤.

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이 부도가 나면서 일터와 집이 있던 경기도 화성을 떠나게 됐습니다.

[마을 이장 : 공장을 하셨고 그 뒤에도 다 공장이었고 그 옆에 통나무집 하나 있고. 그렇지 잘 살았지 옛날에. 이제 사채하고 이런 거 끌어 쓰기 전까지만 해도.]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큰아들은 친구에게 부탁해 가족들의 주소를 옮겼습니다.

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친구 어머니 : 한참 어려. 자꾸 사정사정하니까 차마 거절 못 하고 그냥 하라고 했지.]

이곳이 수원 세 모녀가 '서류상 주거지'로 등록한 곳입니다.

실제 살았던 곳은 아니지만, 어머님 이름으로 온 세금 체납 고지서가 꽂혀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곰팡이가 쓸어있고 색도 누렇게 변한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채까지 떠안은 아버지를 대신해 큰아들은 안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지병이 있었던 두 여동생, 암을 앓던 어머니와 함께 살지 못했지만, 생활비를 보냈습니다.

[마을 이장 : 아들 택배 하고 뭐 대리운전도 하고. 큰 아들이 다 먹여 살렸던 거지. 아주 착하지. 뭐라 그럴 수가 없지.]

특별한 수입이 없었던 세 모녀는 20년 넘게 전입신고는 새로 못 한 채 주거지를 옮겨 다녔습니다.

2년 전 큰아들이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까지 운명을 달리하면서 극심한 생활고가 세 모녀를 덮쳤습니다.

16개월 동안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했고 집세와 생활비 부담은 커져만 갔습니다.

가족의 거듭된 불행 속에 국가나 사회도 이들의 손을 잡지 못하면서 이들의 비극은 쓸쓸한 죽음으로 끝이 났습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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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870377 ]

김민준 기자mzmz@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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