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오리진' 출항 첫날 "이름값 하네"

최은상 기자 2022. 8. 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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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다채로운 콘텐츠로 유저 눈도장 찍었지만 운영 미숙은 아쉬워

라인게임즈의 야심작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23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항 첫 날의 총평은 전작의 '이름값'을 만족시킨 훌륭한 후속작이다. 무역, 교역, 전투 모두 방대하고 깊이 있다. 

첫 인상은 전작을 잘 몰라도 누구나 즐길 수 있어서 안심했다. 기자는 대항해시대 세대가 아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대항해시대2와 외전을 계승한 작품이다. 전작의 추억, 배경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시작 전부터 "과연 게임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막상 게임을 설치하여 즐기다 보니 그저 기우일 뿐이었음을 깨달았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대항해시대2와 외전의 콘텐츠 및 그래픽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그래픽이다. 이득규 라인게임즈 디렉터는 "원작의 여러 특성을 배우려고 노력했고, 2D그래픽도 그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디렉터의 말처럼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대항해시대2와 외전을 기반으로 2D그래픽을 유지한 채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3D 실사 그래픽이 결합됐다. 

2D+3D그래픽의 조합은 누군가에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지만 전작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기자도 어렴풋하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겨보니 오히려 신선함이 느껴졌다. 

광활한 바다는 3D그래픽을 통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됐다. 파도와 물살, 그리고 다양한 랜드마크 등이 생동감 있게 묘사됐다. '직접 현장을 여행하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모험이란 콘텐츠에 흥미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꽤 잘 만들었다.

각 캐릭터들과 다양한 도시들은 아기자기한 2D그래픽으로 그렸다. 과거 대항해시대2와 외전 시절의 도트 그래픽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의도로 보인다. 전작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 봤을 때 고전 명작인 '트릭스터'가 떠올랐다. 2D그래픽 접점이 있으니 "오히려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동감 있는 3D 컷씬 또한 스토리를 보다 몰입감 넘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2D와 3D 그래픽의 절묘한 조화는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첫 인상은 그래픽으로 결정되지만 승부는 콘텐츠에서 결정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모험, 전투, 무역 이 3가지를 주력 콘텐츠로 내세웠다. 그중에서도 오픈월드 기반 게임인 만큼 '모험'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입아프다. 기자 또한 젤다와 원신 모두 재밌게 즐겼던 만큼 모험 콘텐츠에 기대하는 바가 가장 컸다. 

오픈월드로 제작된 광활한 바다를 직접 돌아다니며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발견물을 발견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도 낚시를 즐긴다거나, 바다 위 발견물을 찾거나, 포류자를 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나중에 위험지역 해역에 들어갈 경우 해적의 습격도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을 더 진행할수록 재밌을 것으로 예상된다. 

낚시 콘텐츠가 은근히 중독성 있다. 리듬게임을 하는 것처럼 타이밍을 맞춰 클릭하는 굉장히 고전적인 방법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기도 했고 물고기와의 눈치싸움도 꽤 재밌게 느껴졌다. 

대항해시대인 만큼 광활한 바다를 모험하는 콘텐츠를 빼놓을 수 없다
낚시 콘텐츠가 의외로 요물이었다 

또 다른 재미 요소는 역시 '교역'이다. 교역은 부를 축적하고 자신의 함대를 키워나가는 핵심 콘텐츠다. 규칙은 매우 간단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는 총 217개의 항구와 65개의 마을이 있다. 이 항구와 마을의 시세를 분석하고,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도록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돈을 번다'라는 행위 자체가 게임에서는 원초적인 재미다. 메이플스토리 같은 유저 간 거래가 가능한 게임에서는 예전부터 장사 길드가 따로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깊다. 비록 게임머니일지라도 차곡차곡 쌓이면 행복해진다. 

분석은 데이터와 예상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경우 1주일 간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시세 그래프를 제공한다. 각 항구와 도시에 인기있는, 혹은 추천하는 교역품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금 어떤 교역품을 사야하고 언제쯤, 어디에 팔아야하는지 예상해야 한다.  

그 외에도 공관에 투자하거나 같은 언어을 구사하는 도시에 경우 추가 혜택을 받는 등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꽤 많았다. 교역의 경우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제독의 보유언어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언어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프를 보고 시세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교역 콘텐츠의 꽃이다

전투는 의외의 타격감과 연출로 돋보였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내세웠던 빅데이터를 활용한 풍향, 풍속, 조류에 영향을 받는 사실적 전투감은 초반에 거의 영향이 없었지만 타격감 하나는 호쾌했다. 딱히 컨트롤하는 손맛이 아니더라도 화면 흔들림, 공격 연출 등에서도 상당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깊게 즐기는 이들에게도 상당한 재미 요소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초반이라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지형, 각 함선 간의 상성, 풍향 날씨 등이 향후 높은 난이도에서는 다양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은 자신의 함대 전투력을 육성하고 승리법을 연구하는 것을 즐기는 PvP 유저에게 중요하다. 확실하게 깊게 들어갈 여지가 있는 만큼 전투 성향 유저들에게도 눈도장을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드 콘텐츠의 깊이감을 만들어줄 다양한 요소도 준비되어 있다
타격감 있는 연출이 꽤 마음에 들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그동안의 걱정과 다르게 콘텐츠적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으로 보인다. 또한 '항해'에 초점이 맞춰진 장르적 유니크함도 있는 만큼 두터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포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흥망성쇠는 게임의 '재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게임의 장수에서 재미보다 더 중요한 건 운영이다.

오픈 당일인 23일, 유저들이 몰리면서 게임에 접속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정식 오픈 시간도 10시 30분으로 늦춰졌고, 결국 12시 30분까지 점검에 들어갔다. 대기열이 8000명 이상 걸리며 유저들은 오픈 당일부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직 오픈 첫 날인만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의 재미와 깊이는 유저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만큼 서버 유지 등의 운영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분명 라인게임즈의 야심작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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