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에 이상기후 경고'..조희구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

이충원_독자부 2022. 8. 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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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대기오염, 1980∼2000년대에는 성층권 오존층 파괴를 연구하며 '응용기상', '대기환경' 분야를 개척한 월봉(月峰) 조희구(曺喜九) 한국기상학회 명예회장(연세대 명예교수)이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3일 전했다.

그 결과 1976년 미8군 용산기상대의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대기오염을 분석, 봄과 겨울에는 도쿄보다 대기혼탁도가 높고 연평균 일사량 감소계수는 자연 상태인 하와이보다 6배 높다고 경종을 울렸고, 한국원자력연구소 의뢰로 창원기계공업단지의 고도별 대기오염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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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70년대 대기오염, 1980∼2000년대에는 성층권 오존층 파괴를 연구하며 '응용기상', '대기환경' 분야를 개척한 월봉(月峰) 조희구(曺喜九) 한국기상학회 명예회장(연세대 명예교수)이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3일 전했다. 향년 89세. 아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는 "고인의 뜻에 따라 주변에만 별세 소식을 알렸다"고 말했다. 고인은 고향 함안에 안장됐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세대 물리학과, 대학원을 나왔고, 1957∼1971년 중앙기상대(현 기상청) 연구조사부 근무를 거쳐 1971년부터 1999년까지 연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1984∼1986년 제10대 한국기상학회장을 지냈다.

고인의 전공 분야는 광화학 첨단장비인 선포토미터(Sun Photometer)를 이용한 태양광 주변 일사량 변화와 대기혼탁도 관계 연구. 선포토미터를 이용하면 대기 중 에어로졸 등 미세물질 농도를 검출할 수 있다. 요즘처럼 자동화된 게 아니라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76년 미8군 용산기상대의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대기오염을 분석, 봄과 겨울에는 도쿄보다 대기혼탁도가 높고 연평균 일사량 감소계수는 자연 상태인 하와이보다 6배 높다고 경종을 울렸고, 한국원자력연구소 의뢰로 창원기계공업단지의 고도별 대기오염을 측정했다.

1977년 3월2일자 동아일보에 기고한 '이상(異常)기상은 인간이 자초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상 고온, 이상 한파를 거론하며 "양극(북극과 남극)에 얼음이 완전히 녹게 되면 해면의 수위가 약 10m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해발고도가 낮은 해안지대는 전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84년부터 20년 넘게 한국 상공의 오존층 파괴 실태를 연구했다. 이 공로로 2012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1980년대 동아출판사에서 나온 '고교 지구과학 Ⅰ,Ⅱ' 교과서를 비롯해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1989년 동아출판사에서 지구과학Ⅰ 교과서와 함께 나온 교사용 지도서. [e뮤지엄 홈페이지 캡처]

아들과 며느리도 기상학자인 것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조천호 교수는 2015∼2018년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냈고, 며느리 고 전영신(1963∼2021)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황사 연구 권위자였다.

아들 조 교수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고인은) 파란 하늘의 이치를 가르쳐 주셨고, 고향 산천의 아름다움과 그곳에서 애쓰며 살았던 조상님들의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성실함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자기 삶으로 내게 깨닫게 해 주셨다. 이 모든 것을 주신 아버지의 삶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기상본부장은 페이스북에 "(고인은) 90년대 환경부 G7 과제로 성층권 오존층 감시 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많은 학술 논문을 발표하고,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양성했다"고 회고했다. 유희동 현 기상청장도 고인의 연세대 제자이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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