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원문으로 만나는 중국 고전 52편

박영서 2022. 8. 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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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여쭈었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양식을 충분히 쟁여놓고, 군비를 충분히 갖추어놓으면, 백성은 그 정부를 신뢰할 것이다." 자공이 여쭈었다.

책은 이렇게 중국의 고전 명작 가운데 빼어난 문장과 주요 대목을 가려 뽑아 우리말로 옮겼다.

아마도 그 고전들이 한반도에 사는 이들의 정신적 뼈대의 형성에 크게든 작게든 작용한 힘이라는 데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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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만든 문장들 김근 지음 / 삼인 펴냄

자공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여쭈었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양식을 충분히 쟁여놓고, 군비를 충분히 갖추어놓으면, 백성은 그 정부를 신뢰할 것이다." 자공이 여쭈었다. "그야말로 어쩔 수 없어서 (하나를) 뺀다면, 이 세 가지 중에서 무엇이 먼저일까요?" "군비를 빼버리거라." 자공이 다시 여쭈었다. "그야말로 어쩔 수 없어서 (또 하나를) 뺀다면, 나머지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이 먼저일까요?" "양식을 빼버리거라. 옛날부터 모든 사람은 죽게 마련이지만, 백성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부는) 존립할 수 없다. (171쪽. 논어(論語) 안연(顔淵)편 중에서)

책은 이렇게 중국의 고전 명작 가운데 빼어난 문장과 주요 대목을 가려 뽑아 우리말로 옮겼다.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중국뿐 아니라 한자 문화권에서 큰 영향을 미쳐온 책과 글 52편을 정리했다. 책은 고대부터 송나라(960∼1279년)까지의 고전을 다룬다. 중문학을 전공하고 계명대, 한양대, 서강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한 저자는 책에서 편집자와 번역자의 역할을 겸한다.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 역사가 사마천, 시인 굴원·도원명·이백·소동파 등의 원문을 제시한 뒤 단어와 구절을 풀어준다. 그런 다음 원문을 직접 번역했다.

이에 따라 한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다. 독자들은 논어·맹자·중용·대학 등 4서와 모시·역경·서경 등 3경에서 골라낸 글들을 읽을 수 있다. 한유의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 유종원의 포사자설(捕蛇者說), 소동파의 전적벽부(前赤壁賦) 등 명문장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까마득한 봉건시대 남의 나라 고전을 지금 독자가 마주할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 고전들이 한반도에 사는 이들의 정신적 뼈대의 형성에 크게든 작게든 작용한 힘이라는 데 있을 듯하다. 저자는 "우리가 중국의 작품을 읽는 것은 단지 중국이라는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라면서 "거기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깨닫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한다.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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