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잠룡 원희룡vs김동연 '1기신도시' 난타전
김 "파기된 공약 道에서 해낼 것"
원 "무지·무책임 발언에 혼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동연 경기 도지사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지연 논란을 두고 부딪혔다. 대권 잠룡이 '표밭'인 1기 신도시를 두고 맞붙은 모양새로, 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1기 신도시 재정비 경쟁이 막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취임 100일 기념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치적 발언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정치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던졌다. 1기 신도시 공약 파기 논란을 둘러싼 신도시 지역 민심이 들끓자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급히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선공약 파기" vs "정치적 혼란 도움 안 돼"= 앞서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16일 정부가 2024년까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사실상의 대선 공약 파기"라고 주장하며 "정부와 별개로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썼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경기지사는 신도시 재정비에 대한 아무런 권한이 없다. 도시정비 기본계획 수립과 지구지정, 안전진단 실시, 조합설립·사업계획 인가, 준공 처리 등이 모두 (도지사가 아닌) 시장의 전적인 권한인데 뭘 하겠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일부 주민들이 정책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틈타서 정치적으로 공약 파기로 몰고 가고 경기도가 해주겠다고 하는데 무지하고 무책임한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그래도 여러 걱정거리가 많은 (1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치 그렇게 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원 장관은 "정치적으로 발언했다면 유감이고, 잘 몰라서 마음만 먹으면 빨리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정치적으로 혼란을 주고 얄팍한 이익을 누리려 하지 말고, 국토부가 5개 시와 추진하는 것을 잘 지켜보라"고 덧붙였다.
◇1기 신도시 설명 부족 유감= 이날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파기 논란'과 관련해 답변하면서 "지난번 대책(8·16대책)이 주거공급 관련 종합과제여서 신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가 적었다"며 "1기 신도시 주민들이 기대하고 궁금한 부분들에 약간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 오해도 있었고 설명 부족도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원 장관은 "더 소통하고 후속조치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며 거듭 공약대로 주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는 발표가 공약에서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서울 용산역세권 재정비 계획과 수도권 3기 신도시의 도시 배치 계획을 수립하는 데만 각각 50개월, 36개월이 걸렸다"며 "2024년까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상당히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정부가 주택 정책에 대해서 발표를 했으나 국민께 전달되는 과정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발표할 때는 우리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파기' 논란 등으로 정책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지시였다.
◇"매년 9만호 이주·도시기능 재배치엔 시간 필요"= 또 강남 3구와 1기 신도시 30만호 규모가 같아 전세폭등 등 이주계획까지 마련하지 않으면 전체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30만호를 10년에 걸쳐 재건축한다고 해도 철거 후 다시 들어가기까지는 3년 이상이 걸린다. 5개 신도시 주변에 1년에 최소한 9만호가 이주할 전셋집이 있어야 하고, 도시기능을 어떻게 재배치할지 큰 틀에서 잡아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지금 법으로도 재건축을 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도시마다 시장·군수가 5만호·8만호짜리 재건축 계획을 세울 엄두를 못 내는 것"이라며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한 특별법도 필요하고, '우리 단지부터 먼저 하겠다'고 나서며 정치적인 힘겨루기로 가는 문제를 정리할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취임 100일 소회를 밝히며 "각오는 했지만, 국토부가 다루는 과제가 많고 타 부서와 지자체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게 많아 난이도와 노동강도가 너무 높다"며 "내놓은 정책을 잘 매듭짓고 뒷마무리하려고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원칙을 지켜주는 것이 근본적이고 올바른 접근"이라며 "집값이 그동안 너무 올랐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 하향 안정세가 더 안착 되는 것을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민호기자 lmh@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탁현민, 尹에 폭탄발언 “국민 동의 없이 靑 폐쇄…‘개방’이라는 허울로 포장”
- 이준석 "尹 자신없는 황제…경기전 검투사 칼로 푹 찌르고 시작"
- [김광태의 글로벌 톡] `무소불위` 왕이 중국 외교수장 유력…"연령제한 쯤이야"
- "몸매 봐야하니, 속옷 입은 사진 보내라" 강요한 연예기획사 대표…경찰 수사
- "아무것도 하지마"…`한강 멍때리기 대회` 내달 4일 잠수교서 다시 열린다
- 상속세 개편 또 미루나… 거야 `부자 감세` 반발에 속도 조절
- 현대차·기아 `비상`… 테슬라에 첫 역전
- 순익 50% 환원… 메리츠의 파격 밸류업
- `밸류업 세제지원` 덕 본 금융株… KB·신한지주 신고가
- 다가오는 입주 반감기… 집값 급등 `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