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슬라' 되는 테슬라.. 액분 이후 성장세 이어갈까

이윤희 2022. 8. 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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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3분의 1로 액면 분할
시장 부진·트위터 해프닝 등
'풍운아' 머스크 행보 변수로
하반기 실적 회복 기대감도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원픽'(최선호주)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나스닥 상장, 티커 TSLA)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매매 결제금액은 214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31.1% 증가했다.

순매수 결제금액(22억2000만달러)은 같은 기간 93% 불어났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애정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주주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주식분할, 25일부터 300달러선에 거래 = 테슬라는 오는 25일(현지시간)부터 3분의 1로 액면분할돼 거래된다. 액면분할은 자본금 변동 없이 이미 발행된 주식을 쪼갠 다음 지분비율에 따라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져 호재로 여겨진다.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17일 기준 주주들은 1주 당 2주를 받았다.

액면분할은 이번이 두번째다. 2010년 주당 17달러로 뉴욕 나스닥시장에 상장한지 10년 만인 지난 2020년 5대 1로 분할했다.

당시 주식분할 발표일에서 시행일까지 주가는 60% 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정이 좀 다르다. 시장 참여자들이 주식분할을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과는 상관없이 유통 주식 수만 늘어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식 분할 안건을 승인한 주주총회가 있었던 4일 종가 기준 925.90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22일 869.74달러로 6% 이상 하락했다. 미국은 액면분할 시행 전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현재의 거시 환경은 성장주인 테슬라에게도 불리하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와 높은 원자재 비용, 글로벌 공급망 차질 속에서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리비안이나 루시드 같은 신생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포드나 GM처럼 전통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어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한다.중국 업체도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하고 있다. BYD는 올 상반기에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314% 급증한 64만135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 56만4743대를 앞서는 것이다.

퇴직 재무설계 서비스업체인 리타이어먼트 대시는 "지난 5년간 연평균 52% 매출이 늘었지만 앞으로는 성장률이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랑새' 트위터를 갖겠다고? =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천슬라'로 불렸던 주가는 올들어 17.70% 하락했다. 연중 저점이었던 지난 5월 24일 기준으로는 68.2% 빠진 적도 있다. 머스크 CEO가 지난 4월 SNS업체인 트위터를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44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게 하락세의 시작이었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트위터 인수 의사를 전했고, 트위터 이사회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머스크가 거액의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당국에 제출하고 주주들을 설득하면서 인수 선언에서 합의까지 불과 11일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머스크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85억달러 어치 팔아치우기도 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트위터 인수를 반기지 않았으며, 주가는 4월1일 이후 두 달만에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8일 머스크는 돌연 트위터의 가짜 계정을 문제 삼으며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머스크의 일방적 계약 파기에 따른 법적 분쟁이 남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결정을 리스크 해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테슬라는 지난해 실적 발표로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우려를 상쇄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6% 증가한 1693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56.6% 늘어난 1.95달러로 각각 시장전망치를 0.3%, 24% 상회했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상하이 공장 셧다운과 글로벌 공급망 제약 등의 영향에도 차량 인도대수 증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등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생산은 '모델 S/X' 601%, '모델 3/Y'가 25% 늘어 총 25만8580대를 기록했다. 차량 인도대수는 전년대비 '모델 S/X'가 753%, '모델 3/Y'가 20% 성장해 전체적으로 26.5% 늘어난 25만4695대였다. 전분기 대비 판매량은 줄었으나,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은 14.6%를 달성했다. 재생 에너지 사업인 에너지 발전과 저장사업 부문 역시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8%대 성장을 보였다

강 연구원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의 75%를 최근 매도하며 1억600만달러의 기타 손실이 발생했으나 9억3600만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며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따른 주가 리스크는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도 기대가 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중국 상하이 공장 정상화로 40만대, 4분기 베를린·텍사스 공장 55만대 등 올해 150만대 판매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테슬라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는 최저 73달러에서 최고 1580달러로 어느 주식보다도 범위가 넓다.

지난 3개월간 테슬라에 대해 보고서를 낸 애널리스트 31명 중 18명이 '매수' 의견이고 6명은 '보유', 7명은 '매도' 의견이다.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876.24달러로 22일 종가(869.74달러) 에 근접한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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