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경쟁과 협력으로 세계 경제 쌍두마차 되자

2022. 8. 2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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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어느 나라들보다 더 돈독한 경제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중국은 한국의 1위 교역대상국이고, 한때는 무역흑자의 80%를 중국에서 얻었다.

싸워 이겨야 할 경쟁 대상이 미국, 일본, 유럽, 한국의 기업이 아니라 중국 자국기업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중국이란 큰 시장이 한국의 발전에 밑거름이 됐고, 중국도 세계 G2로 성장하는 데 한국의 선진기술과 자본의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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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30년 (下)
대중 흑자시대는 종언
'조미석중' 전환 불가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경축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주한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어느 나라들보다 더 돈독한 경제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수교 당시 64억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교역 규모는 지난해 3015억달러로 50배나 커졌다. 중국은 한국의 1위 교역대상국이고, 한때는 무역흑자의 80%를 중국에서 얻었다. 누적 무역흑자는 700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0년 동안 약 7배로 늘어났는데 중국 시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중국이 이룬 발전은 더 비약적이다. GDP 순위는 세계 11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세계의 공장'에서 기술강국으로 위상이 달라졌다. 강력한 제조업 진흥책으로 철강, 조선 등 중공업 분야에서는 세계 선두권에 오른 지 오래다. 전기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가전 분야에서도 우리와 기술격차가 거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정보기술(IT) 분야와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에서는 오히려 우리를 능가하고 있다. 4개월째 이어지는 대중 무역적자는 심상치 않지만 중국의 발전속도로 볼 때 이상한 것도 아니다. 중국과의 무역으로 큰돈을 벌던 달콤한 시대는 끝나간다는 징조다.

중국의 발전은 분명히 우리에게 위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회일 수 있다. 중국의 도약은 우리에게 자극제가 된다. 선의의 경쟁은 공동발전의 촉매제다. 기술을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신기술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면 된다. 무역적자를 해결하려면 중국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 동남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 개척을 서두를 때다. 수교 30년 만에 우리는 탈중국을 모색해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여전히 거대시장이다. 싸워 이겨야 할 경쟁 대상이 미국, 일본, 유럽, 한국의 기업이 아니라 중국 자국기업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한국은 여전히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다. 중국이란 큰 시장이 한국의 발전에 밑거름이 됐고, 중국도 세계 G2로 성장하는 데 한국의 선진기술과 자본의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다. 이런 호혜적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이 미중 패권다툼의 틈바구니에 낀 진퇴양난의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안보와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적과 동지가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 있는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금과옥조는 없다. 그때그때 상황을 봐가면서 국익을 중심에 놓고 대응하는 '조미석중(朝美夕中)' 전략을 구사할 도리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은 상호 호감도가 바닥권이지만 이웃 국가로서 보완적 역할을 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 우호와 협력 강화를 통한 공동번영의 길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러자면 먼저 금이 간 신뢰를 회복하고자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아시아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가 되도록 손을 굳게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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