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 비웃듯 '달러화 독주'.. 일주일 새 40원 급등

조아름 2022. 8.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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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원·달러 환율이 1,345원을 넘기며 1,350원대를 위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원홧값 방어를 위해 외환당국이 두 달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달러 초강세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외환당국은 오전 9시 24분쯤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은 원·달러 환율이 15원 급등해 1,284원을 찍은 6월 13일 이후 두 달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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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구두 개입, 대통령 경계에도
1,350원 위협.. 증시도 1%대 하락
동시다발 악재에 "1,350 돌파" 시간 문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3일 원·달러 환율이 1,345원을 넘기며 1,350원대를 위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원홧값 방어를 위해 외환당국이 두 달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달러 초강세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미국이 긴축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데다, 유럽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달러화 독주'는 불가피해 보인다.


구두 개입에도 속수무책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오른 1,345.5원에 마감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 29일(종가 기준 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원 오른 1,341.8원에 출발해 고점을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전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자 하락 전환하며 1,337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외환당국은 오전 9시 24분쯤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은 원·달러 환율이 15원 급등해 1,284원을 찍은 6월 13일 이후 두 달 만에 나왔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달러화 독주 계속 "1,365원까지 봐야"

구두 개입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후 들어 재차 상승 전환한 환율은 장 막판 들어 1,346.6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350원을 위협했다. 환율은 최근 일주일 새 40원 가까이 뛰었다.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해진 탓에 코스피도 1.1% 내린 2,435.34로 마감,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한 달 만에 800선이 무너진 코스닥도 1.56% 내렸다.

글로벌 달러화 초강세를 유발한 동시다발적 악재에 원홧값은 속수무책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악재의 중심엔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버티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면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54.5%)은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45.5%)을 웃돌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기 둔화 우려도 달러화 독주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유럽발 경제위기 가능성이 커지며 유로화 가치가 급락한 결과, '1유로=1달러'의 패리티(parity)도 재차 무너졌다. 이에 유로를 포함한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뜻하는 달러인덱스는 109선을 웃돌면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국도 원홧값 추락을 막아낼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나증권은 "1차 저항선인 1,350원 수준 돌파 시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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