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공시'에 은행도 소비자도 열받은 이유
신용점수별 대출금리는 달라
"1금융권만 예대금리차 공시
경쟁 유발 효과 제한적" 지적
정부, 신잔액 코픽스 활성화로
변동금리 주담대 부담 완화
2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예대금리차 비교항목에서 대출금리, 기업대출금리, 가계대출금리, 저축성수신금리, 예대금리차, 가계예대금리차 등 총 6개 항목을 공시하고 있다. 이들 수치는 월별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값이다. 저축성수신에는 정기예금·정기적금 등 순수저축성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금융채 등 시장형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개편된 금리 공시제도는 은행별 대출·수신금리를 공개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은행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은행 간 경쟁을 유발해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금리가 단순히 평균치로 공시되는 탓에 소비자가 공시만 믿고 은행을 선택하기에는 변수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49점 단위로 신용점수 구간을 나눠 대출금리 평균을 제공하는데, 이 사이에서도 금리가 많게는 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자체 등급으로 공시가 이뤄지던 6월 공시를 살펴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신한은행 자체 등급 1~2등급의 대출금리 평균은 연 4.67%로 3~4등급 평균 연 6.42%와 1.75%포인트 차이가 난다. 1~2등급의 신용점수(신용평가사 KCB 기준) 평균은 933점, 3~4등급은 885점으로 불과 48점 차이였다.
대출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쟁 유발 효과도 제한적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예대금리차 공시는 1금융권에서만 이뤄지는데, 공시로 인해 기존 1금융권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은행들은 기존 2금융권 소비자를 끌어들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예대마진 공시는 1금융권 대출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이란 것을 감안하지 못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은행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계산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은행·토스뱅크·전북은행 등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들이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악명'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토스뱅크는 예금금리도 실제보다 낮게 측정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저축성수신 공시 금리는 연 1%로 요구불예금 금리 연 2%보다 1%포인트 낮다. 다른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금리는 0.1% 수준이지만, 토스뱅크 요구불예금 금리는 2%나 되고 사용자도 많기 때문에 이를 제외할 경우 수신금리 평균이 낮아진다는 주장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올해 3분기부터 신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을 활성화해 금리 인상기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일선 영업점에서 대출 종류별 특성과 현재 금리 수준을 비교하는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금감원에서 대출 종류별 금리·금액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서정원 기자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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