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전략硏 "한중, 상대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 조정 필요"

수교 30주년 맞아 보고서.."한국, 전략적 모호성보다 투명성 검토해야"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포럼 참석한 주한 중국대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전문가 및 청년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 전 황재호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원장을 바로보고 있다. 2022.8.23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상대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한반도전략연구실의 안제노·이수석 박사는 23일 '한중수교 30주년과 한반도 평화'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최대치에 매달리기보다는 최소한 서로가 지켜야 할 기본을 존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보고서는 중국을 향해서는 "한중관계 발전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한미동맹으로부터 이탈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동맹 가치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엄중한 현실에 대해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러한 (중국의) 착시의 여지를 우리가 제공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도 했다.

한국을 향해서는 "중국이 한국과의 30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60년이 넘는 북·중 우호협력관계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는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북한의 변화와 비핵화를 지지해왔지만 북한 정권 차원의 위기를 원치 않으며 북한에 대한 관여권이나 영향력 축소도 원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중국의 대북 압박을 기대하기보다는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북한의 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안전판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상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를 향해 "한중관계에서의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전략적 투명성을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실망과 불만을 증폭시킬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입장을 투명하게 할수록 양국 간의 중장기적인 신뢰는 오히려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중관계는 지난 30년간 경제·통상과 사회·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교류하며 발전 성장해왔지만, 양국은 최근 신냉전으로 불리는 치열한 미중 전략경쟁 여파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공급망·반도체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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