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처럼..보험·예금도 플랫폼 통한 비교·추천 가능해진다"

이인혁 2022. 8. 23. 17: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보험과 예금, P2P(개인간) 등의 금융 상품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비교·추천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토스와 카카오페이, 핀다 등에서 대출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처럼,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여러 금융사의 보험이나 수신 상품 등을 한꺼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축銀·신협 상품도 추천”

금융위원회는 23일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상품 비교·추천은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등록이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출 이외의 금융상품에 대해선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한 등록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서비스가 곤란한 상황이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예금과 보험 등에 대한 온라인 판매중개업을 시범운영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구상이다.

‘예금 비교 플랫폼’은 테크기업뿐 아니라 금융사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신협 등의 수신 상품도 취급할 수 있다. 다만 수익률 변동 가능성이 있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 특수상품은 제외된다.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요구불예금도 마찬가지다. 건전성 등에 문제가 있는 적기시정조치 대상 금융사의 예금상품도 중개가 불가능하다.

여러 금융사의 수신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되면 급격한 ‘머니무브’가 나타나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이를 방지하고자 금융사의 플랫폼 판매비중 한도를 제한할 계획이다. 은행의 경우 전년도 예적금 신규모집액의 5% 이내 범위에서만 예금 비교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축은행과 신협은 모집한도 제한 비율이 3%로 더 낮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의 상품이 우선적으로 안내되도록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가령 마이데이터 사업자라면 소비자의 카드와 급여계좌 등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해 우대금리 적용 여부를 감안한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중개업자 규제를 적용하고, 피해 발생시 원활한 손해배상을 위한 1억원의 영업보증금 예탁 의무 등의 장치도 마련됐다.

 ○“종신·변액·외화보험은 제외”

보헙업계의 ‘빅테크 종속 우려’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나 전자금융업자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비교 및 추천하는 것도 가능해 진다. 다만 종신·변액·외화보험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거나 고액 계약 같이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상품은 제외된다. 일본과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도 플랫폼의 상품 취급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CM용뿐 아니라 대면용, TM용 상품 모두 플랫폼에서 취급할 수 있다. 대신 영업은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소비자가 상담이나 설명을 요청할 경우 전화안내로 응대는 가능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특약으로 구성된 건강보험의 경우 고객 니즈에 따라 특약이 구성돼야 하지만, 플랫폼에서 설계될 경우 특약이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액단기보험과 실손 등 표준화된 상품만 플랫폼에서 취급될 수 있게 해야 고객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과 계열사간 독점적 제휴 등이 발생하면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중소형 보험사의 진입 제한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플랫폼의 특성과 방카슈랑스 규제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특정사의 판매 비중을 25% 밑으로 제한하는 ‘방카슈랑스 규제’는 자산 2조원을 넘는 은행에 적용된다. 

P2P금융에서 투자자를 모집하는 업무도 시범운영을 진행한 후 제도화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온라인을 통한 펀드상품 추천의 경우 원금손실 및 불완전판매 우려를 감안해 예금과 보험의 규제 샌드박스 성과를 6개월 가량 지켜본 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단순 비교와 추천을 넘어 플랫폼을 통한 판매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어떤 업권에 더 많은 이익을 줄건지 보다 소비자 편익을 중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