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난관 만난 쌍용차..매각 회생 최종 열쇠 쥔 협력사들은?

권혜정 기자 이세현 기자 이형진 기자 2022. 8. 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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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협력사 희성촉매·현대트랜시스 '동의' 여부 아직 결정 못해
회생채권자 67%이상 동의 얻어야..외국계도 본사 승인 시간 걸려
(자료사진)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이세현 이형진 기자 = 쌍용자동차의 운명을 가를 관계인집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쌍용차가 마지막 난관을 만났다. 회생채권자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상거래 채권단 중 채권 규모가 큰 일부 협력사들이 동의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협력사들이 보유한 회생채권은 전체 상거래 채권단 채권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동의 여부가 최종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23일 쌍용차 340여개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체 협력사 가운데 90% 이상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현대트랜시스, 희성촉매 등 규모가 큰 협력사와 일부 외국계 기업은 아직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희성촉매와 현대트랜시스 등은 회생계획안에 담긴 현금 변제율이 여전히 낮다고 판단하고 아직 동의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관계인집회까지 시간이 남았다"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쌍용차의 회생채권액은 신고 기준으로 5655억원이지만 의결권이 없는 미확정 구상채무 347억원을 제외하면 5308억원이다. 5308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희성촉매와 현대트렌시스가 보유한 500억원의 채권액은 전체 회생채권액의 10%, 3800억원인 상거래 채권액의 13%를 차지한다.

오는 26일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주주의 2분의 1,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회생채권액 5308억원 중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채권은 1363억원으로 약 25.6%를 차지한다. 마힌드라그룹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할 가능성은 적지만 동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만약에 사태를 대비하려면 상거래 채권단의 절대적인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상거래채권단의 채권금액은 약 3800억원으로 전체의 약 71%가량이다.

회생채권자의 동의를 위해서는 전체 채권액의 3분의 2, 즉 67%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3556억원이다. 만일 현대트랜시스와 희성촉매가 최종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경우 외국계 기업이 모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찬성 채권액은 3300억원에 그친다. 전체 동의율 역시 60% 초반으로 떨어져 회생계획안 인가가 불투명해진다.

쌍용차의 국내 협력사 가운데 채권보유 규모가 큰 곳은 만도, 희성촉매, 현대트랜시스 순이다. 만도는 일찌감치 회생계획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는 자동차 부품인 변속기와 시트 납품 업체다. 희성촉매는 범LG가에 속하는 희성그룹의 계열사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 촉매 등을 공급한다.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는 "희성촉매와 현대트랜시스가 전체 회생채권액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큰 만큼 쌍용차 관리인 등이 설득에 나서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버트 보쉬 코리아, 플라스틱옴니엄 등 일부 외국계 협력사의 경우 외국에 위치한 본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의사결정에 시간이 필요할 뿐 최종적으로는 회생계획안에 동의할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와 희성촉매 등도 결국은 쌍용차를 살리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몇개 업체가 반대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현대트랜시스와 희성촉매가) 결국 돌아서지 않겠나"라며 "막판에 가서는 산업은행이나 정부가 '같이 갑시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 협력사 대부분이 동의한 상황에서 극소수 업체의 반대로 인해 회생계획안 인가가 결렬될 경우 (반대한 기업들이)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최근 올라온 쌍용차의 입지나 국민들의 여론 등을 보면 결국 (현대트랜시스와 희성촉매의 의견 역시)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의 예비 주인인 KG컨소시엄은 지난 21일 쌍용차 인수대금 잔액인 3319억원을 납입완료했다. KG컨소시엄은 오는 26일 열리는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회생채권 변제율 제고를 위해 인수대금을 300억원 증액하는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인수대금은 기존 3355억에서 3655억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회생채권 현금 변제율은 기존 6.79%에서 13.97%로 높아졌다. 출자전환 주식 가치를 고려한 실질 변제율은 약 36.39%에서 41.2%로 개선됐다.

쌍용차는 지난 18일 수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고, 관계인집회에서 가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만일 회생계획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법원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리면 쌍용차 매각이 완료될 수도 있다. 회생계획안이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주주 중 한 집단의 동의만 있으면 재판부가 강제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수 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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