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사들이는 바이오株?..주가는 왜 안 오르나

한영준 2022. 8. 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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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기주식(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으나 효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무늬만 매입'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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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기주식(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으나 효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를 위해 '무늬만 매입'하는 경우 주가 부양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억' 소리 나는 자사주 매입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에 자사주 취득을 시작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6개 곳으로, 매입 규모는 모두 1700억원에 달한다.

메디톡스는 이달 18일부터 오는 11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자사주 50억원어치를 취득한다. 메디톡스의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3개월 단위로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해왔다. 약 1년 동안 총 200억원 규모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 713억원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 이미 취득을 마쳤다. 실제 자사주 취득에 들어간 자금은 784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많다. 셀트리온도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총 2533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휴마시스는 3월과 5월에 각각 100억원,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계획을 내놨다. 종근당홀딩스는 최근 NH투자증권과 자사주 100억원어치를 매입하기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휴젤(예상금액 500억원), 오스템임플란트(300억원), 지노믹트리(50억원) 등도 올해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이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대부분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책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투자자가 돼 자사의 주가 하락을 인식함과 동시에 반등 가능성 및 매수 매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이 이를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에는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늬만 매입' 효과 없어"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하다. 그나마 셀트리온의 주가가 올해 초 15만원대에서 20만원선으로 회복했으나 이는 자사주 매입보다 실적 향상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1년 전 주가가 19만원대였던 메디톡스는 그해 9월 15만~16만원대로 급락하면서 자사주 매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2만원으로 더 떨어졌다.

바이오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무늬만 매입'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다음 계획을 전부 실행하지 않고 취소하거나 지지부진하게 취득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대표적인 곳이 유한양행이다. 2002년 신한은행과 처음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은 이후 꾸준히 계약 건수를 늘려 현재 신한은행(1250억원)과 KDB산업은행(250억원)에 모두 1500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계약기간 안에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고, 해마다 신탁계약을 연장한다.

휴젤도 500억원의 자사주 취득계획을 공시했지만 171억원어치만 매입한 뒤 신탁계약을 해지했다.

전문가들은 '공시를 위한 공시'가 아니라 '자사주 소각'까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해도,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주가 상승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신탁 회사를 통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공시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이라며 "회사가 공시만 하고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유인이 없어 주주가치 제고라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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