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도 떠났는데..메리츠운용, 12년 만에 적자 전환 '빨간불'

권유정 기자 2022. 8. 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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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이 증권사 중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것과 달리 메리츠자산운용은 영업 손실이 급증하며 약 1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메리츠자산운용 영업손실은 13억1046만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 안팎에선 사실상 메리츠자산운용의 간판 역할을 했던 인물이 사라진 만큼, 회사 실적이나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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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기준 마지막 적자는 2009년
금융자산 투자 손실 급증 영향
주요 운용사 중 상반기 적자는 유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전 대표.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이 증권사 중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것과 달리 메리츠자산운용은 영업 손실이 급증하며 약 1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향후 증시 환경이나 존리 대표 사퇴 관련 변수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실적 회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메리츠자산운용 영업손실은 13억1046만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14억9183만원)를 합친 상반기 총 손실 규모는 28억229만원 수준으로 지난해(45억7095만원)보다 74억원 가까이 타격을 입은 셈이다. 순손실은 21억8424만원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2008년 7월 공식 영업을 시작하고, 연간 기준으로 2010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첫해에 11억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한 뒤 이듬해에 그 규모가 6억원대로 감소했고, 2010년 2000만원이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2011년(4월 1일~9월 30일)에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메리츠자산운용이 회계연도 결산 시기를 기존 3월에서 12월로 변경한 2014년 이후로 상반기(1월 1일~6월 30일), 연간(1월 1일~12월 31일) 기준 적자를 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메리츠증권이 실적 선방으로 주목받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9.8% 증가한 5758억원, 9.7% 늘어난 440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실적 방어에 주효했다 .

메리츠자산운용 실적은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유독 부진한 편이다. 같은 기간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메리츠자산운용처럼 적자로 돌아선 경우는 없다. 영업이익이 오히려 늘어난 곳은 있다.

메리츠자산운용 로고. /메리츠자산운용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영업이익은 1363억원에서 756억원으로 약 607억원(44.5%) 감소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51억원에서 123억원으로 128억원(50.9%) 줄었고, 삼성자산운용은 2억원(0.4%) 감소한 498억3624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 영업이익은 259억원에서 340억원으로 약 81억원(31.3%) 늘었고, 한화자산운용 영업이익은 180억원에서 37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경우 금융자산 평가 가치가 급감하면서 영업 손실이 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이 금융자산 투자로 벌어들인 순손익은 39억원을 웃돌았지만, 올해는 34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증시 부진으로 투자일임 및 자문 등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한편, 메리츠자산운용은 올해 6월 존리 대표가 차명 투자 의혹에 휩싸이며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존리 전 대표는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하고, 지난해 초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8년 이상 회사를 이끌었다. 당초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지만, 이번 논란이 불거지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증권가 안팎에선 사실상 메리츠자산운용의 간판 역할을 했던 인물이 사라진 만큼, 회사 실적이나 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존리 전 대표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동학개미 멘토’, ‘가치투자 전도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메리츠자산운용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존리 전 대표가 취임하고 이듬해인 2015년 86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이후 2016년(38억3188만원), 2017년(14억8484만원), 2018년(12억9031만원)에 연달아 줄었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시 반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2억원2938만원으로 3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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