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의 천태만상] 현관문 도어록에 묻은 형광펜, 밀가루의 비밀

대전서 형광펜 묻힌 현관 도어록 비밀번호 알아낸 절도범 징역형
서울서는 지난 4월 밀가루로 비번 알아내려 한 스토커 붙잡혀

도어록 <연합뉴스>

아파트 출입문의 디지털 잠금장치(도어록)에 형광펜을 묻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금품을 훔친 절도범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절도범은 도어록 숫자판에 형광펜을 칠해 놓고, 집주인이 문을 열면서 지워진 번호를 파악해 조합함으로써 비밀번호를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9단독 차호성 판사는 주거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2월 대전과 충남 천안의 아파트에 침입해 4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도어록에 형광펜을 칠해두고 손전등을 비춰 지워진 번호를 추출·조합해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방식으로 아파트에 침입했다.

A씨는 주로 폐쇄회로(CC)TV가 없는 아파트를 노렸고, 주민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경비원이나 가스검침원 복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 판사는 "A씨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재물을 절취하는 등 수법이 좋지 않지만, 충실히 경찰 조사에 임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0일 새벽 서울에선 홀로 사는 여성의 집에 찾아가 현관 도어록을 해제해 안으로 들어가려 한 30대 스토커가 붙잡혔다.

그는 도어록에 밀가루를 묻혀 손가락 자국 등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관문 도어록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거나, 사용 후에는 손등으로 흔적을 지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