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O 시장 '역대 최악의 해'.. 작년의 20분의 1

윤진호 기자 2022. 8. 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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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PO(기업공개) 시장이 역대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보행자들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역대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금융 정보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미국에서 IPO를 통해 모집된 금액은 51억달러(약 6조8600억원)에 그쳤다. 1995년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딜로직의 데이터에 따르면, 예년엔 같은 기간에 330억달러가 조달됐다. 올해 실적이 예년 수준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증시가 활황이었던 작년 같은 기간에는 IPO를 통해 1000억달러 이상 금액이 모집됐다.

WSJ는 “IPO 시장이 지금처럼 부진했던 것은 세계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이라며 “2009년에는 연말로 가면서 시장이 살아났지만 올해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딜로직이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PO 시장의 침체는 작년 하반기부터 물가가 급등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있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조짐에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WSJ는 “올해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들은 대부분 중단했고, 내년에 상장을 준비하던 회사들도 주관사 선정을 미룬 상태”라며 “작년 하반기만 해도 수백개 업체가 IPO 최종 단계를 준비 중이었지만 올해 대부분 없던 일이 됐다”고 전했다.

예컨대 올해 IPO가 유력시됐었던 핀테크 기업 클라나는 상장 대신 비용 절감을 위해 수백명을 감원하고 장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운동화와 의류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 스톡X도 작년 하반기 IPO를 준비하다가 계획을 철회했다. 어렵게 IPO를 한 기업도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렌즈 기업 바슈롬은 공모가 18달러, 기업가치 63억달러라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난 5월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 바슈롬 주가는 15.49달러로 공모가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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