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서학개미, 환차익으로 '뜻밖의 이득'
해외주식형 ETF도 '환노출', '환헤지'에 따라 수익률 차이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 가능성도 주의해야
직장인 안모씨(29)는 지난해 말 미국 주식시장에서 전자제품 기업 ‘애플’ 주식을 매입했다.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 부진으로 애플의 주가도 안씨가 매입했던 때에 비해 1~2%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그사이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를 기준으로 안씨는 오히려 10%가량의 수익을 보게됐다. 주가는 내려갔지만 달러 급등에 따른 환차익으로 오히려 수익을 얻게 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미국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들 뜻밖의 이득을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 주식의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일부 상쇄되거나, 안씨의 경우처럼 오히려 수익을 얻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안씨가 매입했던 애플의 경우 지난해 12월30일(현지시간) 기준 종가가 178.20달러였다. 같은 날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종가(1188.8원)를 대입해 계산해보면 당시 애플 주가는 원화로 21만1844원가량이었다.
애플은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167.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30일과 비교해 6%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날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종가(1339.8원)으로 환전해보면 애플 주가는 22만4510원으로 오히려 6%가량 상승했다.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도 환노출형이냐 환헤지형이냐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나고 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 중 환노출형인 ‘TIGER 미국S&P500’ ETF는 최근 3개월간 11.2% 올랐다. 반면, S&P500지수를 기초로한 ETF 중에도 환헤지형인 ‘ARIRANG 미국S&P500(H)’는 3개월간 5.1% 오르는데 그쳤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는 환율이 하락해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35, 0.46을 기록했다. 모두 지난해 1분기(0.34), 2분기(0.32), 3분기(0.34), 4분기(0.27)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도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환위험 노출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는 매수 전 환전과 매도 후 환전 등 2차례의 환위험에 노출돼 투자 손실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해외주식 투자 시에는 주가 뿐만 아니라 시장환경 변화 등에 따라 변동할 수 있는 환율을 감안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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