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김동연 "핫라인 고민"

지홍구,박인혜 2022. 8. 23. 14: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직접 연락 가능한 핫라인 구축 시사
윤석열 대통령 "약자 위한 특단 대책 마련"
이재준 수원시장 "복지사각지대 찾는 방법 고민"

경기도 수원에서 극심한 병고와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벼랑 끝에 선 주민들이 자신과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 구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정비를 지시했다.

김 지사는 23일 페이스북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을 때 그래도 도지사에게 한번 연락해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자책해본다"면서 "벼랑 끝에 선 도민들이 도지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이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도지사로 일하고 있는 경기도, 제가 사는 수원시에서 세상을 떠나야 했던 세 모녀의 소식을 접하고 견딜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다"면서 "이웃과 친지 그리고 복지행정과도 연락을 끊었던 1년여 동안 세 분이 느꼈을 외로움과 절망을 상상해본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방법을 찾겠다. 아니 반드시 찾아야 한다"면서 "공직사회의 상상력을 뛰어넘기 위해 도민들의 의견과 제안도 폭넓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도어스테핑에서 "수원 다세대에서 세 모녀가 중증질환과 채무에 어려운 삶을 이어가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마감했다"면서 "복지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그런 주거지를 이전해서 사는 분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단의 대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에서는 이분들을 잘 찾아서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런 일들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어려운 국민들을 각별히 살피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자유와 연대의 기초가 되는 복지에 관해 그동안 정치 복지보다는 약자 복지로 (추구했다)"면서 "어려움을 한목소리로 낼 수 없는 약자들을 찾아 이분들의 어려운 삶을 배려하겠다고 국민에게 말씀드려 왔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도 "세모녀 사망에 대하여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중앙정부, 경기도 대책과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2시 50분께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신원 확인이 어려웠지만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로 확인됐다. 이들은 A4용지 크기 노트 9장에 듬성듬성 쓴 글씨로 '경제적으로 힘들다' '몸이 아프다' 등의 어려움을 토로해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암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해 왔고, 두딸도 희소 난치병과 정신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 모녀는 경기 화성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를 등록해 놓고 2020년 2월 현재 주거지로 이사했지만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16개월 동안 건보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사이 관할 자치단체나, 주민센터 등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약자들이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복지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홍구 기자 / 박인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