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기업이 잘 돼야 국민이 잘 산다

기자 2022. 8. 23. 11: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지난 21년 동안 투자역조 심각

청년 일자리도 함께 빠져나가

법인세·親노조 등 反기업 환경

국부 원천은 왕성한 기업 활동

무조건 자본만 투입해선 안 돼

가치 창출할 기업가 지원해야

국내로 들어온 외국 자본보다 해외로 나간 우리 자본이 2배가 넘는다. 지난달 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해외·외국인 직접투자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1년 동안 해외 직접투자는 5301억 달러, 외국인 직접투자는 2195억 달러였다. 그 차이는 3106억 달러, 원화로 403조 원이나 된다. 이는 우리의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노동과 달리 자본은 투자 환경이 좋은 곳을 찾아 쉽게 국경을 넘어간다. 해외로 나간 자본보다 국내로 들어온 자본이 더 많았다면 우리 경제는 훨씬 더 성장했을 것이다.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졌을 것이고,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고통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경제성장에는 자본이 필수다. 그러나 자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기업가다. 자본은 나무에 열매가 맺듯 저절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업가에 의해 자본이 생산 과정에 투입돼야 비로소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된다. 자본을 살아 숨 쉬게 하여 수익을 내고 가치를 창출하는 게 기업가다. 기업가는 기업을 설립하고 기업을 통해 활동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기업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업을 실현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노동을 고용하고 새로운 생산기술을 찾아 사용하며 가치를 창출한다. 이때 가장 크게 고려되는 게 기업 환경이다. 경제성장과 국부 증가에 기업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기업 환경을 결정짓는 요인은 세금, 노동시장,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규제 등 기업의 경영과 성과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이다. 기업가는 세금이 낮고, 노동시장이 유연하며 노조의 피해가 작고, 기업과 기업인의 활동이 자유로운 곳을 선호한다. 우리의 자본이 해외로 더 많이 빠져나간 것은 경쟁국들보다 세금이 높고,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며, 강성 노조로 인한 피해가 크고,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규제가 과다해서다.

윤석열 정부가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7.5%(지방세 포함)로 OECD 38개 회원국 중 9번째로 높다. 지나친 친노정책으로 노동시장이 대단히 경직적일 뿐만 아니라, 강성 노조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9∼2019년 동안 임금 근로자 1000명당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다른 국가들보다 많은 연평균 38.7일이나 되고,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수조 원이 넘는다. 게다가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기업형벌규정 등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규제가 아주 심하다. 정말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어려운 기업 환경으로 인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잠재성장률도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OECD가 발표한 ‘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잠재성장률이 2020∼2030년에 1.9%로 떨어지고 2030∼2060년에는 캐나다와 함께 0.8%의 꼴찌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국가가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가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자본량이 중요한 것이라면 경제 발전과 부의 창출은 아주 쉽다.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외국으로부터 차입해 투입하기만 하면 단기간에 부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저개발 국가에서 드러났듯이 무조건 자본만 투입한다고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 자본은 시장 상황을 잘 예측하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과 기업가들의 손에 들어가야만 경제가 성장하고 국가가 부유해진다.

그러므로 정부는 과감한 감세와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통해 기업과 기업인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불법 파업에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더더욱 노조는 과격한 파업을 자제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아야 한다.

기업 환경을 좋게 만들어 기업과 기업가로 하여금 많은 자본을 국내에 투자하도록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경제가 살아나고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잘살게 되며 국가가 부유해진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