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IT 기기 셀프수리 서비스..애플, 아이폰 이어 맥북도 포함

애플은 22일(현지시각) 미국 내 아이폰에 적용됐던 셀프 수리 서비스를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등 노트북 제품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지 않고도 수리 키트를 빌려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셀프 수리 키트에는 애플 순정 부품과 수리 도구 등이 포함된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배터리가 있는 케이스, 트랙패드를 포함해 12가지 이상의 다양한 유형을 수리할 수 있도록 키트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리 키트 대여 비용은 49달러다.
애플은 지난 4월 소비자가 스스로 아이폰을 수리할 수 있는 셀프 수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에 이를 노트북까지 확대하며 사용자의 ‘수리할 권리’를 더 넓게 인정한 것이라고 테크 업계는 해석한다.
최근 테크 업계에선 IT 기기를 사용자가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셀프 수리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달초부터 미국에서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자가 직접 수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수리 업체인 아이픽스잇에서 부품을 구입해 고칠 수 있는 것이다. 화면 및 배터리를 교체하는 키트는 239달러99센트(약 32만원)다.
구글도 지난 6월부터 아이픽스잇과 협력해 북미, EU 등에서 순정 부품 판매를 시작했다. 구글 스마트폰인 픽셀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을 사용자가 직접 사서 교체할 수 있다.

◇과도한 수리비가 불러온 셀프 수리 바람
셀프 수리 서비스가 확대되는 배경엔 높은 제품 가격과 수리비가 있다. 그동안 IT 업체들은 제품이 고장날 경우 정해진 서비스센터에서만 수리하도록 했고, 부품이 없거나 새 제품을 사는 것이 돈이 덜 든다며 소비자에게 새제품 구매를 유도했다. 정식 서비스센터에서는 사용자가 IT 기기를 직접 수리하거나 손댄 흔적이 있으면 무상수리를 거부했다.
하지만 IT 기기 가격이 갈수록 비싸지고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200만원에 육박하면서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늘렸고 스스로 수리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미 정부와 유럽의회도 ‘사용자의 수리할 권리’를 보호하려고 나섰다. 유럽의회는 2020년 11월 수리할 권리를 보호하는 결의를 채택했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작년 수리할 권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작년 7월 소비자의 자체 수리 등을 보장하는 ‘미국 경제의 경쟁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제조사가 기기를 만들 때부터 일반 사용자가 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CNBC는 “애플이 사용자 스스로 기기를 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미 규제당국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IT 기기 셀프 수리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다. 작년 11월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제조사들과 정부 부처가 “제품 개발에 장애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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