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의 홈플러스와 bhc, 엇갈린 성적표

연희진 기자 2022. 8. 2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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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MBK의 한 지붕 두 치킨 ①] 만년 2위의 그늘 홈플러스.. 32.2% 영업이익률 bhc치킨

[편집자주]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가 투자한 홈플러스와 bhc가 최근 '한 지붕 두 치킨'으로 얽히고 있다. 홈플러스가 당당치킨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치킨 간 대립 구도로 읽힐 수 있어서다. 마트 치킨에 호평하는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비자층이 다르며 경쟁 구도가 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홈플러스발 당당치킨 열풍이 MBK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홈플러스와 bhc의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MBK의 홈플러스와 bhc, 엇갈린 성적표
② 홈플러스발 치킨싸움, 김병주의 MBK가 노리는 것은?
③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 치킨값 진실은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MBK)가 투자한 홈플러스와 bhc의 실적 추이가 엇갈린다. 홈플러스는 '빨간불', bhc는 '파란불'로 평가된다.

김병주 MBK 회장은 1986년 골드만삭스 입사 이후 36년간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를 호령했다. MBK는 2015년 10월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후 bhc치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bhc그룹에 투자하며 2020년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홈플러스와 bhc그룹은 각각 대형마트와 치킨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2위 사업자 지위에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매출 감소에 적자까지… 우울한 홈플러스



bhc치킨과 홈플러스의 매출 추이./그래픽=김영찬 기자
홈플러스는 MBK의 '아픈 손가락'이다. 김 회장의 MBK가 거액을 들여 투자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에 7조2000억원을 과감하게 베팅했다. 당시 국내 인수·합병(M&A) 거래 사상 최대 규모였다. MBK는 인수금 7조2000억원 가운데 5조원가량은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인수자금의 71%를 빚으로 해결한 셈이다.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홈플러스의 매출(이하 회계연도 기준)은 ▲2017년 7조9457억원 ▲2018년 7조 6598억원 ▲2019년 7조3002억원 ▲2020년 6조9662억원 ▲2021년 6조4807억원으로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업계 1위인 이마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다.

수익성도 좋지 않다. 영업이익은 ▲2017년 2404억원 ▲2018년 1091억원 ▲2019년 1602억원 ▲2020년 933억원 ▲2021년 마이너스(-) 1335억원으로 나타났다.

운영 점포도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42개였던 홈플러스 매장은 2022년 7월 말 기준 134개까지 줄었다. 최근에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리뉴얼에 힘쓰고 있다.

악화하고 있는 실적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성장과 투자, 고객 만족을 회사의 전략적 기조로 삼고 역성장의 고리를 끊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2.2%, 삼성도 애플도 놀라는 bhc치킨의 영업이익률



bhc치킨 종로점./사진제공=bhc
bhc그룹은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BBQ에서 독립한 bhc는 '뿌링클' 등 다양한 히트 메뉴를 개발해 매출을 2013년 827억원에서 지난해 6164억원까지 끌어올렸다.

MBK는 2018년부터 bhc에 투자해왔다. bhc는 2018년 11월 '박현종 컨소시엄펀드'(박현종, MBK,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 펀드 등)에 인수됐다. 이후 2020년 MBK는 투자한 전환사채 물량을 전환상환우선주로 바꾼 뒤 보통주로 전환해 지분율을 높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MBK가 bhc에 투자한 금액은 5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bhc가 치킨 프랜차이즈를 넘어 종합 외식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bhc는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을 비롯해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한우 전문점 '창고43', 순댓국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족발 전문점 '족발상회'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MBK가 투자한 2020년 이후의 실적은 긍정적이다. 핵심 브랜드인 bhc치킨의 경우 ▲2019년 3186억원 ▲2020년 4003억원 ▲2021년 4770억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 역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bhc는 치킨 '빅3'(교촌·bhc·BBQ)에서 2위 사업자로 꼽힌다. 2015년까지만 해도 bhc는 매출 기준 3위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BBQ를 넘어섰고 지속해서 우위를 지켜오고 있다. 2021년 매출을 살펴보면 교촌 4934억원, bhc 4770억원, BBQ 3623억원이다. bhc가 교촌의 자리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별도기준 지난해 bhc치킨의 영업이익률은 32.2%로, 교촌(5.7%) BBQ(16.8%) 등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이다. 최근 2년간 요식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5%이며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은 8.6%다. 단순 비교를 할 때 이들보다 4배가량 큰 영업이익률이다. 지난해 애플의 28.5%, 알파벳의 30.6%를 웃도는 수치다.

이같은 bhc치킨의 영업이익률은 가맹점을 착취해서 얻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bhc는 ▲전문 경영인 시스템 구축 ▲지속적인 신메뉴 개발 ▲가맹점과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성장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오너가 경영하는 프랜차이즈의 관행을 깨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원칙과 준법 경영에 맞춰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bhc 관계자는 "bhc치킨을 필두로 종합 외식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전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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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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