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지터 연상시켰다"..연일 탄탄한 수비, 김하성 GG 수상 가능성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공격적인 면에서도 성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가장 큰 무기는 멀티 포지션 소화와 탄탄한 수비다. 그렇다면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맞대결에 유격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공격보다 더욱 빛났던 것은 단연 수비였다. 샌디에이고가 0-1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워싱턴의 알렉스 콜이 친 타구가 3루수 매니 마차도와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 사이로 높게 떠올랐다. 이때 마차도와 프로파는 타구를 쫓던 중 수비를 포기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아니었다.
김하성은 마차도와 프로파가 타구를 더 이상 좇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펜스에 몸을 강하게 부딪혀 가면서 타구를 잡아냈다. 워낙 강하게 펜스와 충돌한 만큼 부상이 걱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김하성은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섰고, 이내 미소를 지었다.
김하성의 엄청난 호수비에 샌디에이고 선발 션 마네아는 두 팔을 뻗어 올리며 경의를 표했다. 이어 샌디에이고 팬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는 물론 김하성에게 환호를 보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허슬플레이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6회말 역전 투런홈런을 바탕으로 2연승을 질주했다.
외신의 반응도 뜨거웠다. 'MLB.com'은 "관중석 앞에 설치된 그물망은 김하성의 미친 캐치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김하성을 막을 수 없었다"며 "최고의 유격수 데릭 지터를 연상시켰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이 펜스에 부딪히는 순간 그의 몸이 절반으로 잘릴 것이라 생각했다"고 우려했으나, 김하성은 "내 복근에 식스팩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 문제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2일 경기에서의 수비가 특히 주목을 받았지만, 하루가 멀게 좋은 수비를 펼치는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내야수의 경우 기본적으로 713이닝을 소화해야 골드글러브 자격이 갖춰진다. 세이버 매트릭스 지표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장의 투표도 매우 중요하다.
냉정하게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은 쉽지 않다. 김하성은 세이버 매트릭스 수비 지표 중 하나인 수비기여도를 나타는 UZR(Ultimate Zone Rating)에서는 5.2로 내셔널리그 유격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외의 지표에서도 뛰어난 성적이지만, 뛰는 김하성 위에 나는 선수들이 있다.
김하성은 유격수 수비 이닝에서 772⅔이닝으로 내셔널리그 9위에 불과하다. 유격수 외의 포지션으로 출전한 경우도 분명 있겠지만, 그만큼 선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사유도 있다. 유격수로 연일 좋은 수비를 펼치고 있더라도 표본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다.
이외의 세이버 매트릭스 지표에서도 조금은 밀린다. 수비로 실점을 막아낸 수치를 나타내는 DRS(Defensive Run Save)에서 김하성은 7을 기록 중이다. 김하성 위로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가 13, 마겔 로하스(마이애미 말린스)가 8을 기록 중이고, 댄스비 스완슨(애틀란타 브레이브스)과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가 6으로 김하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또한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를 나타내는 OAA(Outs Above Average)에서 김하성은 6(6위)을 마크하고 있다. 공동 1위에는 스완슨(14), 2위 호너(14), 3위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10), 4위 아데메스(9), 5위 로하스(7)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최상급 유격수들에게 뒤쳐지고 있지만, 김하성의 수비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없듯 김하성은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하성이 추신수(SSG 랜더스)도 얻지 못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날을 기대해 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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