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참모의 쓴소리

최동열 2022. 8. 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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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을 나가 오랜 시간 놀이를 즐기던 황제가 주변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 일을 한휴가 알고 있느냐" 황제는 당(唐) 현종이다.

하루는 한 신하가 "한휴가 재상이 된 뒤 폐하께서 많이 야위셨습니다"라고 걱정하자 현종의 내놓은 답이 일품이다.

'정관의 치(貞觀之治)'로 황금기를 구가한 당 태종 이세민에게도 그런 신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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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을 나가 오랜 시간 놀이를 즐기던 황제가 주변 신하들에게 물었다. “이 일을 한휴가 알고 있느냐”

황제는 당(唐) 현종이다. ‘개원의 치(開元之治)’로 불리는 태평성대를 연 주인공이다. 재위 초기 그의 곁에는 유능한 현신(賢臣)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이가 재상 한휴(韓休·673∼740년)다. 황제의 면전에서도 쓴소리, 직언을 서슴지 않은 인물이다. 하루는 한 신하가 “한휴가 재상이 된 뒤 폐하께서 많이 야위셨습니다”라고 걱정하자 현종의 내놓은 답이 일품이다. “나는 말랐지만, 천하 백성들은 살찌지 않았는가.” 그 신하에 그 임금이다.

‘정관의 치(貞觀之治)’로 황금기를 구가한 당 태종 이세민에게도 그런 신하가 있었다. 태종 스스로가 ‘나의 거울’이라고 칭한 위징(魏徵·580∼643년)이다. 역사는 그가 황제 앞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한 것이 무려 300번이었다고 전한다. 하루는 위징의 반대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태종이 “내 오늘은 기필코 위징을 죽이리라”고 하자 이번에는 황후가 나서서 갑자기 절을 했다. 어리둥절해하는 태종에게 황후는 “위징이 저토록 곧은 것은 폐하의 밝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경하드린다고 했다. 물론 태종은 위징을 죽이지 않았고, 더 중용했다.

새정부 출범 100일이 갓 지나는 시점이다. 아직 초기라고 하지만, 지지율 하락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만큼 국정 수행 동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원인으로 인사 난맥과 정책 혼선을 꼽는 시각이 가장 많다. 장관급 후보자들의 낙마가 잇따르더니 대통령이 ‘스타 장관’을 요구한 직후, 여론 수렴조차 제대로 안된 ‘만 5세 입학안’을 들고나와 결국에는 사퇴 수순을 밟은 장관도 나왔다.

그럼에도 필요한 것은 역시 ‘스타 장관’, ‘스타 참모’이다. 직을 걸고라도 “그것은 안 될 일”이라고 막아설 줄 아는 참모, 현장 맞춤형 정책으로 시대와 국민의 공감을 사는 장관이 많이 나온다면, 남은 1700일의 평가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대통령실을 개편한다는 소식에 문득 한휴와 위징의 옛일이 떠올랐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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