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 새 일자리 기여도 1위가 한국, 씁쓸한 뉴스
올해 미국에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과 외국기업 직접투자(FDI) 덕에 일자리 35만개가 새로 늘어나는데, 국가별 기여도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국 기업 34곳이 미국에 생산설비를 옮기거나 새로 지어 일자리 3만5000개 창출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씁쓸한 1위 타이틀이다.
코로나 사태와 미중 패권전쟁 격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자국 중심 글로벌 공급망 새판짜기에 나서면서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이 1년 새 30% 이상 급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는 이런 흐름에 올라타려는 경영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양질의 일자리 해외 유출이라는 점에서 뼈아픈 뉴스다. 미국 의회가 최근 생산 시설을 미국에 지으면 세금을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까지 통과시킨 마당이라 ‘한국 1위’ 타이틀은 더욱 달갑지 않다.
양질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해외 투자 대신 국내 투자를 유도하거나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유턴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양쪽 다 실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리쇼어링 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투자금 보조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유턴기업지원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복귀 기업은 50여 개에 불과하다. 기업들은 세금 혜택 미약, 높은 인건비, 구인난 등을 이유로 국내 복귀를 꺼리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 5년간 반기업 입법 폭주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탈(脫)한국 투자는 폭증했다. 5년간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6만건을 넘어섰고, 투자금액도 56조원으로 역대 정부 최고를 기록했다. 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해외 진출 제조기업 중 철수를 고민 중인 기업들이 국내로 들어오면 국내총생산이 11조4000억원 늘어나고, 일자리 8만6000개를 새로 만들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 과제 중 ‘리쇼어링 지원 강화’를 포함시키긴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국가 간 기업 유치 경쟁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경쟁에서 뒤지면 한국 경제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새 정부와 국회는 규제 혁신, 노동 개혁 등 묵은 과제를 해결해 한국을 미국 못지않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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