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전재한 "골프 치면서 의류 브랜드 운영..하고 싶은 것 해요"(인터뷰)

주미희 2022. 8.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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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KPGA 코리안투어 데뷔한 전재한
자체 의류 브랜드 45G 운영..말본과 컬래버
특유의 '간지나는' 분위기..모델로도 각광
동남아·호주·미국 등에서 생활한 '골프 노마드'
올해 부진했지만..ISK 선전으로 자신감
연말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도전
전재한(사진=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대회본부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골프 선수라고 인생을 꼭 골프에만 바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취미가 직업이 될 수도, 직업이 취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골프 선수들조차도 ‘골프가 힙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이 고정관념을 깨는 이가 등장했다.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전재한(32)이 그 주인공이다. 전재한은 그해 9월 메이저급 대회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라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당시 기자회견장에 코 피어싱을 한 모습으로 등장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보통 메인 후원사 브랜드를 새기는 모자 정면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 ‘45G’가 적혀 있었고, 흉내를 낸다 한들 결코 따라할 수 없는 특유의 세련된 멋을 몸 전체에 흘리고 있었다.

전재한은 “패션 쪽에 관심이 많다 보니 많은 분이 소위 ‘간지난다’는 말을 해주시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재밌게 사는 지금이 즐겁다”고 말한다.

힙한 그를 광고계가 먼저 알아봤다. MZ세대에 큰 호응을 얻는 골프웨어 말본골프가 올해 SS시즌 광고모델로 전재한을 내세웠고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전재한만을 위한 라인을 전개했다. 그는 2022 현대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모델로도 활약했다.

전재한은 골프 패션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투잡 골퍼이기도 하다. 자체 의류 브랜드인 45G를 운영하면서 디자인 콘셉트에도 적극 아이디어를 낸다. 현재 전재한 외에 한승수, 정종범 등이 45G 의류를 입고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전재한은 “선수 후원이라고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내년에는 내 옷을 입는 선수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골프 이력마저 특이하다. 2020년 코리안투어에 신인으로 데뷔했지만 당시 나이는 서른 살로 많은 편이었다. 코리안투어에 데뷔하기 전까지는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서울에서 태어난 전재한은 4세에 말레이시아로 이주해 8세에 골프에 입문했고, 14세부터는 호주에서 2년간 생활했다. 18세에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 입학해 골프팀 선수로 활약했으며 2012년 대학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해 2013년 일본 투어에서 먼저 데뷔한 이력도 있다. 2014년 입대했고 2016년 전역한 뒤 2부투어에서 활동하다가 2019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공동 3위로 통과한 이후 줄곧 코리안투어에서 뛰는 등 ‘골프 노마드’ 생활을 했다.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은 2020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지난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기록한 준우승이다. 2년 연속 코리안투어 시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제네시스 포인트 117위, 상금 순위 116위까지 떨어졌다. 플레이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한 홀에서 실수해 망가지고 멘털이 무너지기 일쑤였다. 전재한은 “18홀 중 한 두 번만 멀리건을 받으면 잘할 수 있겠다 싶다”며 순박하게 웃었다.

2020년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공식 기자회견 당시 전재한(사진=KPGA 제공)
그러나 지난 21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롯데스카이힐CC에서 끝난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ISK)는 그가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올해 전재한은 언더파를 친 라운드가 거의 없을 정도로 부진에 시달렸는데, ISK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스코어를 적어냈다.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그는 “첫날 잘 치고도 의심이 남아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잘 안 된 날에도 스코어, 플레이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그 부분이 자신감 향상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재한은 “우승은 늘 하고 싶은 목표”라면서 “ISK 대회가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25일부터 군산CC 오픈으로 코리안투어 대회를 다시 시작하는데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응시할 계획이다. 가능하다면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병행하고자 한다. 전재한은 “동남아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시안투어가 익숙한 느낌이다. 또 아시안투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고 아시안투어 대회를 한국에서 최대 5개까지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잘만 한다면 나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욕을 보였다.
전재한(사진=아시안투어 제공)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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