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교 30년 한·중 관계, 가치외교 패러다임 맞는 새 전략 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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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내일로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된 한·중 관계는 경제 교역 문제만 놓고 보면 엄청난 발전이지만 외교 등 다른 분야로 확대해보면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한국 경제 성장의 주요 배경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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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한국 경제 성장의 주요 배경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30년간 지속된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우리로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어서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의 기술, 자본도 중국의 고도 성장에 크게 기여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 관계는 국민 감정이 악화일로를 걷는 등 변곡점을 맞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이 한국에 한·미·일·대만의 반도체 동맹인 ‘칩4’ 참여를 제안하자 중국은 거부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으로 인한 한·중 갈등이 해소되는가 했지만 최근 ‘3불1한’을 들고 나오면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사드 기지 운용은 주한미군이 맡고 있어 ‘1한’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그만큼 미·중 패권 다툼이 단시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는 얘기와 다름 아니다.
여기에 대중국 무역수지가 올해 5월부터 3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것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2016년 사드 후폭풍으로 ‘반한 정서’도 있겠지만 휴대전화, 화장품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이유다.
앞으로의 한·중 관계는 더 많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미·중 패권 다툼이 격화할수록 선택의 어려움에 부닥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서방과의 가치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과 압박이 있겠지만 그럴수록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협력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는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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