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무선시대의 연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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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을 맞아 책상을 정리하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렇게 말 그대로 무선의 시대가 온 것 같다.
그런데 무선의 시대가 된 요즘은 눈에 보이는 연결 매개체가 없어도 기계나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다는 관념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 됐다.
반면 본격적인 무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이 관계 맺는 방식이 점점 더 물리적 접촉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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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을 맞아 책상을 정리하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책상 위는 여러 선으로 복잡했다. 컴퓨터를 중심으로 마우스, 키보드 등 각종 입력 도구와 프린터와 같은 출력 기계까지 모두 유선으로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연결할 기계가 늘어날수록 선들도 많아지면서 복잡하게 꼬이기도 해 이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책상 정리의 기본이 될 정도였다.
유선이 익숙하던 시대에는 기계건 사람이건 눈으로 보이는 선이나 만남, 접촉이 있어야 서로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고 느껴왔던 것 같다. 그런데 무선의 시대가 된 요즘은 눈에 보이는 연결 매개체가 없어도 기계나 사람들이 연결될 수 있다는 관념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 됐다. 이런 시대 변화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이미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관계 맺는 방식이 직접적인 만남에서 온라인 채팅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교류로 확대됐지만 그래도 유선의 시대에는 여전히 물리적인 연결의 끈이라는 오프라인의 개념이 지금보다는 살아 있었다고 느껴진다. 반면 본격적인 무선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이 관계 맺는 방식이 점점 더 물리적 접촉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물건을 사기 위해 직접 매장을 찾아야 하고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간에서 만남과 접촉이 필요하다는 생각. 그리고 업무라는 것은 회사에 출근해 사무실에 모여서 해야 한다는 관념으로부터 사람들이 점점 더 자유로워지는 것이 무선 시대의 도래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무선의 시대에 사는 세대일수록 접촉과 관계에 대한 관념이 유선의 시대에서 인생을 시작한 세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무선의 시대가 왔다고 해서 지금 당장 모든 선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잊지는 말아야 할 듯하다. 모든 무선기기도 작동하기 위해서는 배터리라는 물리적 동력이 필요하다. 건전지 같은 교체식 배터리도 있지만 유선으로 충전하는 방식이 더 많다. 이렇듯 물리적 선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적인 접촉이 필요한 유선 연결성의 유지는 아직은 필수라는 것을 명심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송용준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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