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년 만에 최고..연말까지 더 오를 듯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선을 돌파하며 1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높아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의지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하면서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과 한국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환율 상방 압력이 크다고 봤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9원 오른 달러당 133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330원선을 넘어선 뒤 오후 1시51분쯤에는 달러당 1340원선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후 환율은 장중 1340.2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340원선에 도달했지만, 이후 외환시장에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작용해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지는 않았다”고 풀이했다.
최근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의지를 재차 나타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정점 확인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기대했던 시장은 예상보다 강한 긴축 의지에 얼어붙은 모습이다. 또 이날 오후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05%포인트 인하하면서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끼쳤다.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가 강한 통화로 분류된다.
환율 급등은 증시도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는 30.19포인트 내린 2462.50에, 코스닥은 18.30포인트 떨어진 795.87에 마감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강달러 압력이 우세하고, 중국 및 선진국 수요둔화로 한국 수출이 떨어질 수 있어 연내 원·달러 1300원 중반 이상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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