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예대금리차 매달 공시 첫 테이프..신한 1.62%P 가장 커
5대 은행, 1.37%P…소폭 감소
정부 ‘이자 장사 경고’ 영향
인터넷은행은 최대 5%P 차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많아”
금리 개별적…공시 편익 의문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위주로 신용대출을 해준 인터넷전문은행은 예대금리차가 최대 5%포인트대까지 벌어졌다.
은행연합회는 22일 홈페이지 내 ‘소비자 포털’에 지난달 기준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신규 취급액 기준)를 비교해 공시했다.
공시를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계대출 금리-저축성수신 금리)는 평균 1.37%포인트로, 전달(1.82%포인트)보다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자 장사’ 경고 메시지를 보낸 뒤 은행들이 수신금리(예금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매달 공시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으로, 이날 처음 시행됐다. 종전에는 개별 은행들이 경영 공시 항목의 하나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해 은행 간 비교가 어려웠고, 공시 주기도 3개월이었다.
은행연합회는 가계·기업 대출을 합한 대출 평균 기준 예대금리차와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를 모두 공시했다. 가계대출 기준 예대금리차는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 구간별 예대금리차도 함께 공시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62%포인트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컸다. 이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40%포인트, KB국민은행 1.38%포인트, 하나은행 1.04%포인트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서민금융상품을 많이 취급했고, 주택담보대출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혼합형(고정형) 상품이 최근 많이 판매돼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 ‘햇살론15’ 등 금리가 높은 서민금융상품의 비중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아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햇살론15의 금리는 연 15%가 넘는다. 이 관계자는 또 “금리 상승기에 고객들의 금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것도 가계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가계·기업 대출을 합한 전체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는 NH농협은행(1.36%포인트)이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1.29%포인트), KB국민은행(1.18%포인트), 신한은행(1.14%포인트), 하나은행(1.10%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5.60%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어 케이뱅크(2.46%포인트), 카카오뱅크(2.33%포인트) 순이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의 비중(평균 31.1%)이 커 시중은행보다 평균 대출금리가 높다. 이 때문에 예대금리차도 시중은행보다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경우, 또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작고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경우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며 “토스뱅크는 담보대출 상품이 없고 신용대출만 취급해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체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도 토스뱅크(5.65%포인트), 케이뱅크(2.45%포인트), 카카오뱅크(2.33%포인트) 순이었다.
이번 비교 공시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지만, 소비자들의 편익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대출 금리와 한도는 금융기관에서 상담받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소비자가 실제로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의 자체 신용등급에 따라 거래 조건이 결정되므로, 금리·한도 등 상세한 내용은 해당 은행으로 문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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