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주식 대신 고금리 상품으로..연 4%대 증권사 발행어음 인기

권유정 기자 2022. 8. 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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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형 CMA 전년比 45% 증가
1년 약정 발행어음 금리 2.9%→4.15%
우대 조건·금액 한도 없어 편리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과 긴축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주식이 아닌 고금리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특히 초대형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연 4%대 발행어음(단기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 금융 상품이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초대형 증권사만 취급이 가능한데, 현재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러스트=이은현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총 잔액은 65조19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64조6847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CMA는 증권사가 운영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같은 기간 증시 투자자 예탁금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18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한 해 전(70조8378억원)보다 약 15조6126억원(22%) 감소한 55조225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증시로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는 증시 주변 자금을 뜻한다. 지난해 연초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투자자 자금이 증시가 아닌 다른 투자처로 옮겨가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달 들어 RP형 CMA 잔액은 29조5868억원에서 29조7848억원으로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MMF형 CMA 잔액은 2901억원에서 2885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가운데 발행어음형 CMA 잔액은 11조4299억원에서 11조5003억원으로 700억원 가량 늘었다.

그래픽=이은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이 중에서도 발행어음형 CMA 잔액이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어음형 CMA 잔액은 지난해 7조8904억원에서 일 년 만에 약 3조6099억원(45.8%)이 늘었다. 반면 RP형과 MMF형 CMA 잔액은 같은 기간 각각 4조6455억원(13.5%), 208억원(6.7%) 감소했다.

발행어음형 CMA로 자금이 몰려드는 이유는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이 뛰는 탓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1년짜리 발행어음 금리도 기존 2.9%에서 4.15%로 조정됐다. 현재 발행어음형 CMA를 취급하는 증권사의 세전 기준 1년 약정 수익률은 모두 연 4.15%다.

올해 들어 주요국 증시 주요 지수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가 넘는 이자를 보장하는 발행어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날 기준 코스피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6%로, 코스닥지수는 이보다 낮은 -23%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토스뱅크를 통해 소개한 최대 연 4.5% 이자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특판 상품은 출시 4일 만에 한도 2000억원이 소진되기도 했다. 하루 평균 판매액은 약 5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특판 한도가 소진되면서 이후 금리는 6개월 기준 연 4.0%, 1년 기준 연 4.2%로 조정된 상태다.

더욱이 증권사 발행어음은 고금리 예적금 상품과 달리 높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별도의 조건이 없다. 통상 고금리 예적금 상품은 자동 이체, 특정 신용카드 사용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서 우대금리를 받는 형태다. 증권사 발행어음은 수시로 돈을 넣었다 뺄 수 있고, 금액 제한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증권사 발행어음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지난달 빅스텝에 이어 오는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25bp(0.25%p)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발행어음은 증권사 투자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신용도가 높은 대형 증권사에서만 취급하는 만큼 부실 위험은 낮지만, 증권사가 파산하는 최악의 경우에는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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