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쓰촨성 전력제한 연장, 현대車·OLED패널 등 韓기업도 피해

정지우 2022. 8. 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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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15~20일에서 25일까지 전력제한 연장으로 생산 공장들 부분 가동
- 현대차, 디스플레이 설비공급업체, 폴리에스테르 등 한국 기업도 피해 불가피
- 쓰촨성은 2021년 한국과 무역규모 10조원 육박..애플 패드 50% 생산
지난 16일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 있는 충칭시 윈양현의 양쯔강 수위가 떨어진 후 건조한 강바닥이 드러났다. /사진=AP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서부 내륙의 최대 경제권인 쓰촨성에 내려진 전력제한 조치가 오는 25일까지 연장됐다. 쓰촨성에는 디스플레이 업체 BOE(경동방과기)를 비롯해 폭스바겐·도요타·볼보 등 자동차, 바이오의약, 신소재, 식품업, 석유화학공업 등이 밀집해 있어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기업도 현대차 자회사와 BOE에 생산설비를 납품하는 국내 디스플레이업체 30여곳, 폴리에스테르 업체 등이 진출해 있다.

쓰촨성 정부는 당초 15일~20일로 계획했던 공업기업에 대한 전력공급 제한 조치를 25일까지 연장한다고 지난 20일 통지했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애널리스트를 인용, “중국 패널 공장들의 생산량이 더욱 줄어들고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의 월간 생산능력은 2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쓰촨성은 중국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 투자액 전국 2위, 종사인구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산업의 핵심 생산 기지다. 2019년 기준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 총생산액은 500억 위안(약 9조8000억원)에 달했다.

성도인 청두와 몐양, 메이산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BOE와 HKC, 신리반도체, 중국전자정보산업그룹, 쓰촨창홍전자그룹 등이 쓰촨성에서 생산 활동을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총 11일간 전력공급이 제한되면 공장 가동률이 최소 15%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쓰촨성에는 2개의 8.6세대 LCD패널 생산라인이 있는데, 생산능력은 월 30만개에 육박한다. 만약 15% 줄어들 경우 4만5000개의 기판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췬즈컨설팅은 보고서에서 “쓰촨성의 8.6세대 LCD 생산라인 2대의 생산능력은 전 세계 생산량 비중의 거의 10%를 차지한다”면서 “8월 LCD TV용 패널 공급능력은 올해 최저치로 정상 생산량의 80%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BOE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BOE 측에 이미 주문을 축소한 상태다.

췬즈컨설팅의 리야칭 분석가는 “삼성전자가 패널 구매를 중단했기 때문에 올해 3·4분기는 ‘수요의 겨울’”이라고 말했다. 제일재경은 “BOE가 이번 전력제한 기간에 설비유지 보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BOE와 HKC 등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설비를 납품하는 국내 디스플레이업체 30여곳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BOE 등이 패널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 감산 계획을 세운데다, 전력제한까지 겹치면 설비공급 물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쓰쵠성의 전력제한은 다른 산업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청두이치, 쓰촨이치도요타, 볼보자동차, 지린쓰촨승용차, 선롱자동차청두공장 등이 전력 부족으로 최소한의 시설만 가동하는 중이다. 현대차는 2012년 난쥔자동차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으나 중국 정부의 자동차공장 출자비율제한 규제가 해제되면서 지난 2020년 난쥔차의 지분 전량을 매수해 100% 자회사로 전환했다.

중국 경제 소식통은 “현대차는 필수 요원이 출근하면서 최소한으로 가동하고 있다”면서 “폴리에스테르 등 공장 중단 뒤 재가동이 어려운 한국 기업들도 전력 피크타임을 피해서 새벽에 가동을 하거나 냉장창고만 운영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쓰촨성은 전국 4대 노트북 생산 기지 중 하나로 델, 콤팔일렉트로닉스가 입주해 있다. 2021년 상반기 쓰촨성 컴퓨터 생산량은 4309만대로 중국 2위다.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50%가 쓰촨성에서 생산된다.

이외에도 석유화학공업, 식음료업, 신소재, 바이오의약, 설비제조업, 정보통신 분야의 중요 지역이다. 이들 분야에도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포스코는 2016년 청두에 2기 공장을 설립했다. 2021년 한국과 쓰촨의 무역 규모는 74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소식통은 “쓰촨성 전력제한 조치가 안후이성, 장쑤성 등 우리 기업이 밀집한 지역으로 확산될지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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