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銀 6.33%p 최고, 부산銀 0.82%p 최저..예대마진 낱낱이 공개(종합)

서상혁 기자 신병남 기자 2022. 8. 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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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9개 은행 7월 예대금리차 공개.."금융소비자·은행 '정보 비대칭' 해소 기대"
'이자 장사' 비판 의식, 금리 조정 나설 듯..은행들 "시장 개입"·"숫자 왜곡" 반발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2021.1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신병남 기자 = 은행권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가 낱낱이 공개됐다. 전체 은행 중에선 전북은행, 대형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았다. 은행권은 앞으로 매달 예대금리차를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금융소비자와 은행 사이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상당폭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이자 장사'를 의식한 은행들이 대출 금리는 내리고 수신 금리는 올리는 '금리 경쟁'도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은행권은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가 사실상 '정부의 시장 개입'이라며 불만이 가득한 분위기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많이 공급하더라도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숫자의 왜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대금리차란 은행들이 취급한 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와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를 뺀 값을 말한다.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은행들의 '원가'인 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19개 은행은 이날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7월 예대금리차를 공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을 통해 앞으로 매달 은행들이 전월 취급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같은 기간 취급된 정기 예·적금과 시장형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 차이를 공시하도록 했다.

19개 은행 중 전북은행의 7월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6.33%포인트(p)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은행은 0.82%p를 기록한 부산은행이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의 7월 가계예대금리차는 1.04~1.64%p로, 단순 평균 기준 1.37%p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1.64%p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1.40%p, 국민은행 1.38%p, 하나은행 1.04%p다.

기업대출 금리까지 합산한 예대금리 차는 1.10~1.36%p이며 농협은행이 1.36%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1.14%p로 우리은행(1.29%), 국민은행(1.18%) 보다 낮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의 가계예대금리 차가 5.60%p로 가장 높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2.46%p, 2.33%p로 집계됐다.

◇정부는 "금융소비자·은행 '정보 비대칭' 해소 기대"…은행은 "시장 개입" 불만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금융소비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은행권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제도를 통해 은행과 금융소비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가 본인의 신용 점수에 맞는 금리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 공시도 '신용점수 구간별'로 개선했다. 또 수신상품의 전월 평균 취급 금리까지 공개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과도한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의식해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인상하고 대출금리는 내리는 '금리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고객 이탈 시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예대금리차가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두고 예·적금 등 수신 상품 금리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신한S드림 정기예금', '쏠편한 정기예금' 등 예금상품의 금리를 0.4~0.6%포인트(p) 올렸다. KB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0.5%p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0.1~0.15%p 올리고 우리은행은 'WON플러스 예금'에 특별 우대금리 0.30%p를 적용했다.

반면 은행권은 불만이 가득하다. 사실상 '시장 가격'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라는 것이다. 또 대출 금리는 차주의 개인신용점수와 더불어 내부 거래 실적까지 보는 '자체 신용평가'를 통해 산정되는 만큼, 신용점수별 예대금리차 공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숫자의 왜곡'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취약차주 지원 차원에서 중금리대출을 늘리거나 금리상승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을 늘려도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7월 서민금융상품 취급 비중이 높아지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전북은행 역시 햇살론뱅크, 햇살론유스 등 정책상품 취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금리 경쟁이 촉진되면 오히려 차주의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수신 금리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국내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포함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81.6%에 달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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