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바퀴, 해치겠다".. 고양이 학대 사진 인터넷 올린 남성의 최후

박선민 조선NS 인턴기자 2022. 8. 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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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잠복한 동물권단체가 잡았다

길고양이를 학대한 뒤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한 남성에 대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동물보호단체가 학대 인증 게시물을 분석해 글 작성자 거주지를 특정, 한 달 가까이 잠복한 끝에 그를 관할 경찰서에 고발하면서 꼬리가 잡히게 됐다. 이 남성은 “심심해서 거짓말로 인터넷에 올린 글”이라며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22일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남성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목에 케이블타이를 묶고 조이는 등 길고양이를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동물권단체 ‘팀캣’(C.A.A.T)이 A씨의 범행을 정리해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을 접수한 뒤 사건을 배당해 A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발 내용을 살펴본 뒤 혐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팀캣'(C.A.A.T) 트위터

팀캣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30일부터 자신의 학대 행위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야옹이갤러리’ 게시판에 꾸준히 올려왔다. 지난 7월11일에는 ‘털바퀴 잡아다 바리깡으로 털 싹 밀고 방생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1일 뒤인 22일에는 ‘냥줍해서(고양이 주워서) 털 밀고 씻겼다’며 자신이 학대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털바퀴는 ‘털이 난 바퀴벌레’라는 뜻으로 고양이 혐오를 담은 은어(隱語)다. 사진 속 고양이는 얼굴의 수염 등 몸 전체의 털이 밀린 모습이다. 목에는 케이블타이 여러 개가 조여져 있다. A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케이블타이에 덤벨을 연결해 고양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바닥에는 학대당한 고양이의 피로 추정되는 자국도 보인다.

A씨는 이외에도 ‘고양이 밥그릇에 강력본드 뿌릴 것’ ‘내일 고양이 사체 보게 될 것’ ‘털바퀴 후륜구동(앞다리를 못 쓰는 고양이를 뜻하는 은어)으로 만들면 (좋겠다)’ ‘털바퀴 주워오다 상처 났다’ 등 고양이 학대를 암시하는 글을 지속해서 올렸다.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한 학대 방법을 커뮤니티 회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A씨가 자신의 학대 행위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팀캣'(C.A.A.T) 트위터

이 같은 A씨의 글들은 팀캣의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 팀캣은 A씨가 올린 글들을 예의 주시했고, 사진 속 단서를 토대로 A씨의 거주지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동네로 특정했다. 이후 약 한 달간의 잠복 끝에 A씨로 추정되는 남성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학대 대상으로 삼을 고양이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팀캣은 전했다. 또 동네에 있는 고양이들의 사진을 찍은 뒤 온라인에 학대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팀캣은 지난 16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뒤, 경찰을 동행해 A씨 집을 방문했다. 다만 A씨 자택 내부에서 고양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A씨는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려 했고, 심심해서 거짓말로 인터넷에 그런 글을 올렸다”며 “가족의 반대로 다시 밖에다 풀어줬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캣은 “학대자들의 특징을 보면 처음엔 ‘하고 싶다’로 시작했다가 (온라인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행동으로 옮기고, 또다시 그 행동으로 응원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오로지 관심을 받기 위해 한 생명을 무참히 학대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지 그 이유로 고양이들은 장난감처럼 학대당하고 죽임당한다”며 “앞으로 학대자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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