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시즌 앞둔 선수들의 첫 연봉 협상 경험담

이재범 2022. 8. 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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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기 마련이다. 2020년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들은 지난 6월 구단 관계자와 연봉 협상 테이블에 처음 앉았다. 이들의 경험담은 앞으로 처음을 경험할 후배들에게 어떻게 연봉 협상을 해야 하는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통과해야 한다. 드래프트에서 뽑힌 선수는 곧바로 데뷔가 가능하다. 이들은 첫 시즌에는 월 150만원과 숙식을 제공 받는다. 계약 기간이 적용되는 건 데뷔 두 번째 시즌부터다. 이 때 보수(연봉+인센티브)는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직후 계약할 때 지명 순위에 따라 정해진다.

국내선수는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연봉 협상을 처음 한다. 물론 지명 순위가 늦어 계약 기간 1년이었던 선수는 곧바로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처음 연봉 협상을 해본 선수들의 경험담을 들어보았다.

A선수는 “진이 빠졌다. 연봉 협상을 하는 거니까 협상이 되어야 하고, 구단과 선수가 원하는 바를 조율하는 거다. 여기서 트러블이 발생할 수도, 마음이 맞아서 잘 할 수도 있다”며 “그냥 들어갈 게 아니라 리그에서 어떻게 활약했는지 세세하게 알고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진이 덜 빠지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했었다. 개인적으로 제 기록이나 활약 등을 직접 찾아보고, 지인을 통해서 알아봤다”고 기억을 꺼냈다.

B선수는 “첫 해에는 형들이 연봉 협상 하는 걸 봤다. ‘너도 나중에는 다 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너무 빨리 왔다. 많은 동기 부여가 되었다(웃음). 또 하나를 배웠다. ‘냉정하구나’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어떻게 보면 못 하고 잘 하고를 떠나서 기록이라도 좋으면 말이라도 해볼 수 있다. (보수가) 떨어질 걸 저도 알고 있었다. 첫 시즌과 비교해도 (기록이) 안 나왔기에 깎일 거라고 여겼지만, 형들이 조금이라도 더 올려야 한다고 했다. 처음에 그 금액을 제시 받으니까 예상했음에도 납득이 안 되었다. ‘그래, 사인하자’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이번에 한 번 해보니까 ‘이런 거구나’ 배우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아쉬운 점을 들려줬다.

C선수는 “많이 떨렸다. 우리가 상위권을 다툰 팀이 아니라 순위가 내려갔다. 연봉 협상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생각한다. 팀 성적이 안 좋게 마무리 되었어도 개인 기록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으면 이야기를 할 게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플레이나 기록이 다 떨어져서 팀에서 제시하시는 금액에 ‘알겠다’고 하며 계약했다”며 “저희 팀이 너무 좋아서(웃음) 재협상을 할 생각이 딱히 없었고, 팀에서 이야기를 하신 게 있어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무리는 없었다”고 한 번에 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D선수는 “협상 전에는 ‘잘 하면 올라가고, 못 하면 떨어지겠지’ 가볍게 생각했다. 농구를 하면서 협상을 처음 했다. 하기 전과는 또 다른 책임감이 생겼다. 솔직히 말하면 연봉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협상 자리,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 자리라서 동기 부여가 되었다. 훈련할 때 못 하면 못 뛰는 게 아니라 더 잘 해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며 “크게 준비를 한 건 아니다. 구단에서도 자료로 내밀지 않았다. ‘잘 한 만큼 잘 받고 싶다’고 했다. 인상을 시켜주셨는데 말로 이해가 쉽게 설명해주셨다. 그렇게 해서 사인을 했다. 많이 받고 더 받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이지만, 당장보다는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더 받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인했다. 지금 금액이 내가 한 것에 비해 터무니 없다는 건 아니다. 선배들은 ‘협상은 너의 가치를 평가 받고, 네가 협상을 하기에 네가 가진 생각을 숨기지 말고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고 선배들에게 받은 조언까지 언급했다.

E선수는 “많이 받고 싶은 건 사실이고, 구단은 주실 금액(샐러리캡)의 한계가 있어서 대립이 있었다. 자기 주장을 확실하게 이야기를 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 구단이 판단하지만 내 주장을 확실하게 말해야 하고, 그래야 구단도 왜 안 되는지 이야기를 해주신다. 매년 연봉 협상을 하기에 그런 부분을 알아야 자기 주장이 가능하다”며 “제가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순위보다 보여준 게 많다고 이야기를 하고, 연봉이 선수 가치라서 보상을 받고 싶다는 그런 부분을 언급했다. 구단에서 들어줄 건 들어주시고, 안 들어줄 건 안 들어주셨다. 그래서 내년 시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온다. 구단에서 왜 안 되는지 이야기 한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 주장을 이야기했고, 감이 왔다. 선배들도 제 주장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말과 어떻게 해야 유리한다는 걸 이야기를 해줬다. 협상 하기 전에는 와 닿지 않았지만, 협상을 해보니까 그 의미가 와 닿았다”고 했다.

연봉 협상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인상과 인하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한 시즌을 돌아보며 나름대로 준비를 한 뒤 협상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다음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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